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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련 위기탈출手, 성공위한 세가지 포인트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극약 처방‘을 내놨다. 대기업만 옹호하면서 경제민주화 시대에 뒤쳐진다며 여기저기서 ‘전경련 무용론’이 나오는 상황에서의 위기탈출의 한 수(手)다. 전경련으로선 배수진과 다름 없어 보인다.

전경련은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회장단회의를 갖고 ▷회장단 추가 영입 ▷경영전략본부장(사장단) 회의 신설 ▷한국경제연구원 개혁 등의 전경련 및 유관기관 조직개편 특단책을 내놨다. 전경련으로선 현재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으로 보인다.

전경련이 이같은 긴급 처방을 단행한 것은 최근의 위상 약화와 관련이 크다. 회장단회의만해도 4대그룹 총수의 불참, STX그룹 등 유동성 위기에 빠진 총수들의 이탈, 오너의 잇단 구속 등으로 힘이 약해지면서 ‘반쪽자리’ 회의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전경련이 30대그룹 위주로 포진된 회장단을 중견기업까지 외연을 넓히기로 한 것은 이같은 현실적인 고민을 반영한다.

이같은 전경련, 한경연 개혁안은 이승철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전경련 전무에서 내부승진을 한 이 부회장은 ‘새로운 전경련’에 대한 평소 집념을 실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오랫동안 전경련 전무로서 실무를 맡아왔고, 한경연 출신으로서 누구보다도 전경련 안팎의 실정을 잘 아는 인물이다. 이번 개혁안이 ‘이승철 작품’이라는 말이 나도는 배경이다.

전경련은 14일 롯데호텔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7명이 참석한 가운데 11월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경제동향, 경제활성화 입법, 창조경제, 사회공헌 등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허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전경련이 새시대, 새흐름을 표방하면서 개혁안을 내놨지만 성과를 예측하기는 불투명해 보인다.

일단 회장단회의의 멤버 융합 여부다. 전경련이 추가 영입하려는 회장단 기업은 50대 기업집단으로 NHN, 다음,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등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4대그룹 총수와 추가 영입 회장단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전경련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이 가능하겠느냐는 시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4대그룹 총수가 50대그룹 회장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모습은 현 시점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회장단회의를 4대그룹 회장단과 이하 회장단 회의를 구별해 운영해야 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했다.

전경련 회장단을 중견기업까지 포괄하면서 전경련 정체성도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회원사가 겹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기업 상징의 재계 본산이라는 전경련의 존립 근거에 대한 재설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경연 개혁안도 내부 마찰을 예고한다. 한경연은 앞으로 외부 초빙연구원과 내부 연구원의 비율이 6:4 또는 7:3까지 운영된다. 한경연 변혁의 초점이 그동안 대기업 정책 등에서 아젠다 설정, 연구, 보고서 발굴 등의 기능이 미흡했다는 자성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한경연에 ‘개혁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내부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다원화돼 많은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협력을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사업추진 방식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이번 혁신안의 출발점이 있다”며 “전경련 정체성이 뒤흔들린다는 것은 확대해석일 뿐”이라고 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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