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민대 천융쥔교수가 본 ‘3중전회 개혁안’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 경제발전 구조의 물줄기를 바꿀 대역사(大役事)가 시작됐다. 3중전회 개혁의 핵심은 정부와 국유기업이 주도하던 경제체제를 시장중심으로 강화하는 데 있다. 그렇지만 개혁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중국 런민(人民)대학 상학원(경영대) 천융쥔(陳甬軍·59·사진) 교수는 이번 3중전회에서 채택된 개혁방안이 시장 역할을 강화하고 도시화를 확산시킬 것이라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앞으로 유효한 질적 성장이 추진되면서 중국의 비즈니스 모델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다. 런민대 경제학원 부원장을 지낸 천 교수는 중국 학계에서는 시장경제 연구와 도시화 분야의 권위자다.
▶이번 개혁안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과거 30년간 지속되어 왔던 경제구조의 틀이 전환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시장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정부의 경제 간섭이 줄어들어 시장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또한 국제화도 더욱 폭넓게 추진될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은 급진적이 아닌 점진적인 개혁으로 나갈 것이다. 중국은 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가장 주목할 만한 개혁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도시화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내수진작을 겨냥한 도시화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내건 새로운 방식의 부양책이다. 도시화 진전을 위해선 농민들이 도시 이주를 제한하고 있는 토지제도와 호구제도가 먼저 손질되어야 한다.
이번 개혁안에는 도시와 농촌에 대한 통일된 용지(用地)시장을 건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조만간 농민이 토지이용권을 담보로 금융대출을 받을 수 있게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도시화 진행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이다.
▶경제구조 개혁이 성장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감이 높다. 향후 중국 경제를 전망해 달라. -올해 성장목표 7.5%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 7%대라 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세계에서 7%대를 달성하는 국가가 얼마나 있는가. 이렇게 보면 개혁은 경제성장에 문제가 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보면 엄청난 시너지를 가져올 것이다.
▶중국의 경제구조 전환은 한국기업에겐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기업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가. -이번 개혁은 소비와 서비스산업에 긍정적인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소득이 증가하면 화장품, 헬스케어 등의 소비 지출이 늘 것이다. 또한 대외개방이 확대되면 문화 교육 등 서비스업에 대한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중국은 큰 시장이다. 이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물론 전제는 고품질·고부가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경쟁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