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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서울 시청앞 광장, 사랑의 ‘김장 단풍’ 으로 물들다
한국야쿠르트-서울시 ‘사랑의 김장나누기 축제’ …박원순 시장 · 야쿠르트아줌마 등 3000여명 사랑 버무려
산야에 있어야 할 흐드러진 단풍이 3000여명의 인해(人海)로 변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울긋불긋 옮겨붙었다. 속이 꽉 찬 배추의 흰 속살과 시뻘건 김장 양념, 야쿠르트 아줌마의 노란 유니폼이 만들어 낸 장관이다.

한국야쿠르트가 13일 진행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축제’다. 지금이야 삼성, CJ 등 주요 그룹이 앞다퉈 매년 이맘때 김장으로 봉사활동을 하지만, 효시는 한국야쿠르트다. 2001년 부산의 한 야쿠르트 아줌마가 제안해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로 13년째를 맞았다. 2004년부터 시청 앞에서 개최됐다.

원조인 만큼 기록도 풍성하다. 일단 올해 행사로 기네스북에 도전한다. 김혁수 사장을 비롯한 이 회사 임직원 1500명에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봉사자, 미스코리아, 주한 외국인을 포함해 3000여명이 동시에 고무장갑을 끼고 양념을 버무렸다.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전달하기 위해 동원된 물량도 어마어마하다. 이날 만든 김치의 총량은 250t. 이 중 절인 배추가 200t(약 12만포기)이고, 양념 무게만 50t에 달한다. 돈으로 치면 14억원이다. 서울광장에서 버무려진 김치는 130t(6만여포기)이다. 나머지는 충남 논산에서 작업해 전국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소외 계층에 전달한다. 가구당 약 10㎏(5포기 내외)씩 돌아가며, 2만5000여 가정이 혜택을 받게 된다. 13년 역사의 이 행사로 수혜를 입은 가구는 25만가구가 넘고, 사용된 배추만 해도 120만포기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미 2008년(131t)과 지난해(140t)에 서울광장에서 김치를 만들어 한국기록원을 통해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은 인원(2200명)이 가장 많은 양의 김장을 담근 기록을 인증받았다. 특히 올해는 김치와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어 의미가 더 크다.

이날 행사는 ‘농가→기업→소외 계층’으로 이어지는 상생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모든 재료는 국산이다. 배추, 무, 파 등 주요 재료는 충남 논산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확보했다. 강경의 젓갈, 신안의 천일염 등 값비싼 재료가 아낌없이 투입됐다.

김혁수 사장은 “매년 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행사를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김장 규모와 인원을 축소한 적이 없다”며 “올해도 정성껏 준비한 재료에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해 예년보다 더 큰 사랑을 가득 버무려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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