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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탄소 감축 석탄시대 당분간 지속”
WEC 공동회장 취임…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美 셰일혁명 값싼 석탄 유럽 수출
러시아는 천연가스 극동서 새 판로


김영훈(61ㆍ사진) 대성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에서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ㆍWEC) 공동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의 WEC 의장단 입성으로 그동안 세계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변방으로 인식되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위상과 발언권 강화를 기대하게 됐다. 아시아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공급자 위주의 시장 구조 탓에 산유국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보유한 유럽, 북미 국가에 비해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약했다.

‘미스터 에너지’라는 별명답게 김 회장은 국제 에너지시장 전망을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강하게 불고 있는 ‘셰일가스 바람’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시장이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에서 수요자 시장(buyer’s market)으로 전환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이를 잘 활용하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셰일가스를 통해 천연가스를 싸게 자체 생산하면서 화력발전소 중심일 때 쓰던 석탄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죠. 유럽은 값싼 석탄을 수입하면서 러시아에서 들여오던 천연가스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극동, 우리나라ㆍ중국ㆍ일본 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려 합니다. 이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목적 중 하나일 겁니다.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에너지 수급 구조죠.”

김 회장은 다음달 중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원전의 비중을 줄이면서 대체재로 석탄 등 화석연료 비중을 늘릴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석탄은 양이 많고 값이 싼 데다 깨끗한 석탄(clean coal) 기술이 발전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천연가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릴 수 있게 됐다”며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석탄시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김 회장의 공동회장 취임은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 이은 또 한 명의 한국인 국제단체 수장 탄생이다. 그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WEC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부의장을 맡으면서 해당 지역 국가들은 물론,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덕분에 대구 세계에너지총회 유치에 성공했고, 지난해 공동회장에도 선출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WEC를 국가 정상들이 참여하는 기구로 격상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단독 회장에 취임하는 2016년 이스탄불 총회부터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처럼 각국 정상과 에너지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에너지 기술 정체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젊은 과학자, 기술자, 에너지 벤처기업가들에게 WEC 문호를 개방, WEC가 제3차 산업혁명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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