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김치 담그는 男, 김장과 멀어지는 20대女…남성 40% 이상 “김치 직접 담가봤다”
-주로 먹는 김치,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 67%, 1994년 대비 28%포인트 줄어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성인 남성 10명 중 4명 이상은 직접 김치를 담가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대 남성의 49%는 김치를 만들어 봤다고 응답해 같은 연령대의 여성이 김치를 담궜다고 답한 비율(44%)보다 높게 집계돼 주목된다. 아울러 김치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비율은 올해 67%로, 20년 전보다 무려 28%포인트나 급감해 ‘사먹는 김치’에 기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28일~31일까지 나흘간 전국의 성인(만 19세 이상)남녀 1217명을 대상으로 김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61%는 한 번이라도 직접 김치를 담가본 적이 있으며, 성별로는 여성은 80%, 남성은 42%가 김치를 담근 걸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측은 “남성 42%가 김치를 담갔다는 건 김치 종주국인 한국 가정에서 김치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겨울철 김장은 가족 공동행사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아 남성도 직간접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치를 담가본 경험을 성별ㆍ연령별로 살펴보면 최근 한국사회 트렌드의 일부가 드러난다. 20대 남성의 49%가 김치를 담가봤고, 60세 이상은 36%였다. 


여성의 경우 반대의 추세가 읽힌다. 20대 여성의 김치를 담가본 비율은 44%에 불과한 반면 60세 이상은 99%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03년 조사에선 20대 여성의 김치 담근 경험 비율은 52%였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요즘 젊은 여성들은 사회 진출, 늦은 결혼 등으로 어머니 세대에 비해 직접 김치를 담가본 경험이 적은 편”이라며 “젊은 남성은 어머니를 돕거나 배우자와 가사분담, 취미생활 등으로 아버지 세대에 비해 김치를 담가본 경험이 더 많은 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치를 직접 담가먹는 인구도 급감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요즘 집에서 주로 먹는 김치는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67%는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 23%는 ‘부모나 친지 등 주위에서 얻은 김치’, 10%는 ‘구입한 김치’라고 답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는 1994년 95%에서 2013년 67%로 약 20년 만에 28%포인트 줄었다. ‘주위에서 얻은 김치’는 1994년 4%에서 2013년 23%로 늘었으며, ‘구입한 김치’는 1994년 1%에서 2013년 10%로 늘었다.


이같은 변화의 원인은 부모로부터 독립한 30~40대를 중심으로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먹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진 때문이라고 한국갤럽은 말했다.
식사할 때 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답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71%는 ‘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고, 27%는 ‘없어도 괜찮다’고 답했다. 2003년 조사에선 ‘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85%였다고 한국갤럽은 전했다.

김치를 필수로 여기는 비율은 동일 세대 내에서도 변화가 컸다. 2003년 20대의 74%, 30대의 90%가 김치 필수를 주장했지만, 올해 조사에선 30대(10년 전 20대)의 60%, 40대(10년 전 30대)의 72%로 그 비율이 줄어 입맛의 변화가 적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휴대폰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통해 진행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8%포인트라고 한국갤럽은 밝혔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