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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기업, 너도나도 대만 투자…중국본토 진출 교두보 활용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로 자국내 기업투자와 소비진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은 오히려 대만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성장을 추구하는 일본 기업이 대만 투자에 맛을 들이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2300만명의 섬나라 대만을 중국 본토 시장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만에 투자한 일본 기업의 신규 사업 건수는 600건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대비 40% 증가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올들어서는 지난 9월까지 500건에 육박한 투자 프로젝트가 승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레스토랑과 같은 소규모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대만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 일본 기업은 전자 상거래 업체인 라쿠텐. 라쿠텐은 2008년 초반 대만 진출에서 실패를 맛봤지만 최근에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대만에서의 성공은 프랑스에서 말레이시아까지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글로벌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같은 일본기업의 대만 진출에 기름을 부은 것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이다.

미쓰비시 무역회사의 대만 법인장 겸 주(駐)대만 일본 상공회의소 대표인 히가시야마 미키오는 “중국과 일본 간의 긴장 고조로 일본 기업들은 중국 진출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일본 중소 기업은 본토의 각종 규제로 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만과 중국의 통상관계가 긴밀한 것도 일본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중국은 대만이 전체 수출의 40%를 의존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뿐만 아니라 언어적ㆍ문화적으로 중국 본토와의 장벽이 낮아 일본 기업은 대만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일종의 ‘테스트 마켓’으로 여기고 있다.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대만은 일본에 매력적인 투자처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에 적대적인 중국ㆍ한국과는 달리, 대만은 50년 간 일본의 식민지배 하에 있었음에도 일본에게 호의적인 몇 안되는 아시아 국가다. 양국은 2차 대전 종전 이후에도 전자 생산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관계를 강화시켜 왔다.

하지만 “일본에게 대만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FT는 지적했다.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일본보다 못미쳐 수익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대만 성장률은 1.5%로 시장 예상치(2.57%)를 크게 하회했다. 반면 오는 14일 발표되는 일본의 7~9월기 성장률은 1.7%로 상반기보다는 둔화됐지만 대만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천예선 기자/cheon@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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