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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인의 삶이 팍팍하다는 OECD 보고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사회적 유대감(지지감)은 최하위권이고,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엊그제 발간한 ‘2013 삶 보고서’를 통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변에 의지할 수 있는 친구나 친척이 있는가’를 묻는 사회적 유대감 조사에서 우리가 OECD 국가 중 뒤에서 세 번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삶에 대한 만족도에선 10점 만점에 6.0으로 회원국 평균치보다 낮게 기록됐다고 한다.

우리 국민의 일상이 평탄치 않다는 증거다. 유대감에서 글로벌 재정위기의 진원지로 국가부도 사태 직전까지 몰렸던 그리스보다 한 단계 낮고, 멕시코와 터키보다 앞섰을 뿐이다. 삶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 스위스가 가장 높고 미국은 7.0, 일본은 우리와 같다고 한다. 특히 우리는 저학력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은 나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기대수명에서는, 해가 갈수록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응답자 스스로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은 40%를 밑돌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뒤진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15~64세 인구의 고용률은 2011년 기준 63.85%로 OECD 평균 66.0%에 근접했지만 성별 평균 임금 격차는 38%로 회원국 중 가장 컸으며, 대졸 학력 이상의 남녀 간 취업률 격차 역시 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정도이면 나라 평판이 고약하다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국가경제가 국민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다. 재정적 연쇄위기에 처했던 그리스ㆍ스페인ㆍ이탈리아 등 과거 유럽 중심국의 삶의 질은 최근 5년 사이 크게는 20%에서 적게는 10%나 하락한 반면, 경제 재부흥에 성공한 독일의 경우 4%나 올랐다. 독일은 영국과 함께 정부 신뢰도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제조업이나 무역 등 경제 부문에서는 세계적으로 선두권이지만 근로시간 등 사회적 삶의 질에서는 중진국 수준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평가한 삶의 질 순위에서 초라하게도 3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OECD는 지난 봄, 한국이 인구 고령화에 대한 정책 대응 수준에서 과거 20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회원국 중 가장 낮다는 낯 뜨거운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OECD 발표를 보면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어느 나라건 최우선 정책과제가 국민의 행복에 맞춰져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회 지도층이 새겨들을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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