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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예보조차 없어 모르고 당하는 초미세먼지
중국에서 밀려드는 스모그가 우리 국민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 중국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 평균 스모그 발생일수가 4.7일로 52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인구와 산업이 밀집된 베이징 톈진 등 중국 중동부 지역이 더 심했다고 한다. 중국 스모그는 북서풍을 타고 고스란히 한국으로 날아들어 우리 공기를 오염시킨다. 올해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스모그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 미세먼지가 일일 환경기준치인 ㎥당 100㎍을 12시간 이상 초과한 사례가 올 들어 19일이나 됐다. 지난해의 경우 3일에 불과했으며 통상 10일을 전후한 정도였으니 중국 스모그의 직간접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중국발 검은재앙’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문제는 중국 스모그 속에 포함된 초미세먼지(PM 2.5)다. 초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2.5㎛ 미만으로 일반 미세먼지의 4분의 1의 크기로 눈으로 확인이 어려울 만큼 작다. 환경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중국 스모그가 왔을 때 수도권 미세먼지 가운데 초미세먼지 비율은 85%로 올 전체 평균(69%)을 훌쩍 뛰어넘었다. 더욱이 이 속에는 납 비소 아연 등 중금속이 대량 포함돼 있어 건강에 훨씬 해롭다.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이고 혈관에 침투하게 되면 심장병 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당국의 대응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현재 정부는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예보와 경보를 내리고 있지만 초미세먼지는 아예 두 손을 놓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환경기준보다 낮았으나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지역에서 국내 기준인 50㎍을 초과했다. 그러나 예보 발령이 없어 시민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 그나마 기준도 세계보건기구 권장 수준인 25㎍에 비해 절반이나 낮다. 기준을 높이고 당장 경보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2015년까지 기다릴 이유도 시간도 없다.

물론 대기 오염은 뾰족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늘만 쳐다보며 저절로 물러나기를 바라는 천수답 자세는 곤란하다. 더욱이 겨울이 시작되면 중국 스모그는 더 심해질 게 뻔하다. 또 중국의 경제 발전 속도로 볼 때 스모그 피해는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중국 환경 및 기상 당국과 자료 공유 등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는 게 우선 급하다. 전문 인력과 장비를 대폭 보강하고 관련 예산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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