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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 축소는 생존의 문제…재무구조 개선 특단조치 강구”
‘ 부채 동결’선언 이재영 LH사장
“갈길이 멀다. 부채 축소는 생존의 문제다.”

이재영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채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취임 일성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택 정책인 ‘행복주택’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면서도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등으로 부채를 늘리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고, 취임 100일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사장이 이번엔 내년 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채를 동결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그는 해외출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4일 홍콩으로 날아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의 고위 관계자까지 만났다. 이 사장은 그 자리에서 “세종시 등 대형 국책사업과 임대주택 등 국민 주거복지사업을 담당해 부채가 급증한 게 사실이지만 언제까지 외부환경만 탓할 수 없다”고 설명한 뒤 “내년부터 기금을 제외한 사채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사장이 부채 동결은 선언했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LH가 행복주택 등 정부의 주거 복지정책을 맡는 실무 공기업으로서 국민주택기금 차입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국민주택기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 등에 쓰여지는데 국민임대의 경우 30년 임대기간중엔 처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대주택 재고물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임대주택이 늘어나는 한 부채 증가가 불가피한 사업구조”라고 설명했다.

2012년 말 기준 전국적으로 LH가 보유하고 있는 임대주택 물량은 63만가구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54조원에 달한다. 이 사장이 사채 동결을 전격 선언한 것은 취임 이후 사업방식 다각화와 보유재산 매각을 통해 부채를 축소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금융부채를 낮추지 않고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H는 지난해 금융부채액이 전년대비 6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간 20조원이 증가한 2009년과 비교하면 30%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부채 증가폭 둔화에도 불구하고 LH의 적자경영은 지속되고 있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

이 사장은 꾸준한 사업조정과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연간 3조원 가량의 민간자본을 유치한다는 계산이다. 또 전사적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해 토지 판매 및 대금회수에 총력을 기울일 경우 외부수혈없이 충분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치밀한 전략도 짜놨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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