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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박노형 스핀즈이노베이션 대표, 7년을 바쳐 음식물처리기의 ‘결정체’ 만들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음식물처리기는 반짝 인기상품이 아니라 가정의 필수품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더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박노형(50) 스핀즈이노베이션 대표는 지난 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처럼 자신감을 내보였다. 2006년 음식물처리기가 주부들 사이에 ‘붐’을 일으키며 등장했지만, 함량 미달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며 시장이 한순간에 침체를 맞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박 대표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좋은 제품이 있으면 유통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2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녀도 제대로 된 성능을 가진 음식물처리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거둬 말리는 ‘건조기’나 음식물을 칼날로 갈아 그대로 하수구에 흘려보내는 ‘분쇄기’가 전부였던 당시의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고객들이 먼저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대표의 ‘선구안’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음식물처리기가 인기를 얻은지 2년째인 2008년 중반, 방송사의 소비자고발프로그램들은 너도나도 환경오염과 과다한 전기소비의 주범으로 ‘엉터리 음식물처리기’를 지목하기 시작했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모두가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발을 빼던 그때, 박 대표는 ‘직접 제대로 된 음식물 처리기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박 대표는 “비록 시장은 무너졌지만 주부들의 구매 욕구는 여전하다고 판단했다”며 “환경오염을 시키지 않고 편리성까지 더한 제품을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 믿었다”고 했다.


결심을 굳힌 그는 두 달 동안 방에 틀어박혀 음식물처리기의 구동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음식물 찌꺼기를 자연에 내보내지 않으면서도 편리함까지 살리려면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탈수기’가 떠올랐다. 탈수기처럼 음식물 쓰레기를 회전시키면서 분쇄하면 물기 제거와 간편한 찌꺼기 수거가 한번에 가능할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김동회 공학박사(현 스핀즈 기술이사)를 무작정 찾아갔다. 김 박사의 첫마디는 시원했다.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강력한 우군을 얻은 박 대표는 2000만원을 들여 원심분리기술을 적용한 제1호 시험제품을 만들었다.

제품을 만들어 보자 개선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험제품이 아니라 상용제품 개발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한 중견 생활가전업체의 개발자 출신인 김변삼 연구소장에게 합류를 부탁했다. “월급은 지금의 절반밖에 줄 수 없지만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박 대표의 약속에 김 소장도 흔쾌히 합류했다.


2008년 겨울, 그렇게 드림팀을 꾸린 박 대표는 2013년까지 5년 동안 8대의 시험제품을 더 만들며 연구ㆍ개발을 거듭했다. 제품과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올 9월 총 7년간의 산고 끝에 세상에 나온 스핀즈이노베이션의 싱크대 일체형 음식물처리기는 환경부인증시험에서 업계 최고의 성능(고형 음식물 찌거기 오염물 배출률 9%)을 인정받으며 시장의 호평을 얻고있다.

박 대표는 “최근 주부들도 환경 문제에 눈을 뜨면서 평판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중국과 미국에서 특허 등록이 완료됐고, 일본 특허등록 결정, EU에도 특허출원이 된 만큼 해외로도 진출 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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