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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아! 오를리공항…감회 남달라”
육영수 여사 서거 소식 접한 공항서
39년만에 다시 대통령으로 영접받아




[파리=한석희 기자] 1974년 8월 15일.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미래를 꿈꾸고 있던 22살의 옛된 처녀 ‘영예 박근혜’는 경호원의 말 한 마디에 파리에서 남쪽으로 7km 떨어진 오를리 공항 대합실에 앉아 있었다. 그 곳에서 ‘영예 박근혜’는 송두리째 자신의 삶을 바꿔놓을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서거 소식을 알게 된다. 그것도 공항 가판에 놓여진 신문 1면에서…

‘영예 박근혜’는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당시를 “온몸에 수만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39년이 흐른 2일(현지시간). 전용기에서 내린 ‘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는 레드카펫 위에서 영접을 받는다. 얄궂게도 39년 만에 다시 찾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밟은 곳도 오를리 공항이다.

오를리 공항은 박 대통령에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박 대통령이 3일 숙소인 르 그랑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이렇게 대통령으로 다시 프랑스를 방문해서 여러분을 만나 뵈니 감회가 남다릅니다”고 말한 것만 봐도 오를리 공항이 박 대통령의 가슴 한켠에 남아 있는 아픔을 엿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또 “프랑스는 제가 젊은 시절에 미래의 꿈을 안고 유학왔던 곳인데, 어머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유학생활을 접고 귀국해야 했었다”며 “당시 그르노블에서 보냈던 짧은 시간은 아직도 저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고 말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가 이날 박 대통령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박 대통령을 ‘세익스피어적인 운명(destin shakespearien)의 후계자’라고 소개한 것도 출발점은 오를리 공항이었던 셈이다. 대통령의 딸로 태어나 부모의 죽음을 목격하고, 마침내 청와대 주인이 된 박 대통령의 비극과 희극이 교차하는 삶의 한 순간이 고스란히 오를리 공항에 담겨 있는 것이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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