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泰 · 印尼 등 회사채 발행 급증…2001년 유럽 닷컴버블 데자뷔
亞 신흥국 GDP대비 97% 육박
FT “하이일드채권 붕괴때와 닮아”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올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전년동기보다 두배 가량 급증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 열풍이 부실자산을 키울 뿐 아니라, 미국이 출구전략에 본격 나설 경우 유동성이 급격히 증발해 채권 상환에 비상이 걸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도 위험국으로 지목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아시아 시장이 총체적 부실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4일 전했다.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7%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GDP의 76%를 차지한 것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앞서 바클레이스 은행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들이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 10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총 55억유로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두 배 가량 치솟았다는 집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FT는 이중에서도 전체 부채에서 회사채 비중이 제일 높은 국가들이 특히 불안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위험 상황에 놓여있는 국가로 꼽혔다.

이처럼 아시아 회사채 시장의 몸집이 불어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덩달아 뛰어오르고 있다는 경보음이 잇따르고 있다.

라탐앤왓킨스의 브라이언트 에드워즈 변호사는 아시아 회사채 시장의 모습이 “정보기술(IT)과 통신 기업이 주도했던 하이일드 채권(투자부적격등급 채권) 시장이 무너진 지난 2001년 유럽의 모습과 소름끼치게 닮아있다”고 경고했다. IT 기업이 주도하는 아시아 시장 회사채 발행 열풍이 부실자산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부채를 줄이고 자산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경영 정상화 전략이 전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시아 기업들은 거꾸로 부채를 늘리는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어 ‘레버리지(부채 확대) 리스크’가 커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도 불확실성 위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향후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중단에 나서게 되면, 아시아 시장에서 유동성이 급격히 증발해 많은 기업들이 채권 상환이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무등급 기업을 포함한 투자부적격등급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ㆍ고수익 회사채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실제로 올 들어 발행된 달러 표시 채권 중 11%는 무등급 기업의 회사채로, 지난해 1∼12월까지 발행된 전체 채권 중 8%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발행량이 크게 올랐다.

아울러 ▷아시아 경제의 더딘 회복세 ▷인건비 상승 ▷국내 시장 경쟁 심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바젤Ⅲ(자본건전성 규제) 등의 요인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아시아 기업들의 부담을 늘릴 것으로 지적됐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