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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입사지원서서 빠지는 ‘학력’…대학 서열화에 맞서는 기업들의 ‘반란’

  • 대기업發 ‘학력우선주의’ 철폐 바람
  • 기사입력 2013-11-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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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대학? 필요없어요!
대기업 ‘무스펙’채용 확대
SK는 ‘오디션 방식’ 채택
KT는 영어·학점 등 폐지

명문대 출신이 좋은 인재?
학점만 열중 창의력은 물음표
새 시대 새로운 인재상 각광
대기업發 입시 바꿀지 주목




대한민국에 ‘학력 우선주의’ ‘대학 서열화’의 구조가 뿌리깊게 자리매김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기업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의 바람과 함께 사회 전반에 취업난이 가중되고, 기업이 취업시장에서 ‘갑’의 자리로 올라서면서 더 좋은 대학 출신의 인력을 뽑는 채용구조가 고착화됐다.

하지만 흔들릴 것 같지 않던 대학 서열화와 학력 우선주의의 구조가 최근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조짐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오히려 ‘기업’이다. 새로운 시대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인력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의 고민이 채용시장에서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기업이 우리의 실타래처럼 얽힌 교육 난맥상을 해결할 수 있을까.

▶입사지원서에서 빠지는 ‘학력’=생각보다 많은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선발과정에서 학력을 더 이상 중요한 포인트로 보지 않는다. 특히 학력이나 출신 학교 등을 보지 않고 다양한 인재를 뽑는 ‘무(無)스펙’ 채용이 전 산업군에서 확대되는 추세다. 입사지원서에 학력란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자의 기본 정보일 뿐,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형태의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상당수다.

SK그룹의 경우 신입사원 공채 시 학력과 무관하게 서류ㆍ필기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능력 위주의 열린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서류전형은 오로지 자기소개서만 보는데 이력서에는 성명, 생년월일, 연락처, 최종학력 취득연도. 단 4가지만 적는다. 대신 ‘오디션 방식’을 통한 ‘바이킹형 인재’ 채용을 늘리고 있다.

LG는 입사지원서에 불필요한 스펙 기입란 삭제키로 했다. KT도 영어·학과·학점 등의 자격 제한을 폐지하고, 자기소개서 평가만으로 서류전형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있다.

이 같은 학력파괴 바람의 흐름을 주도해 온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1995년부터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을 도입해 서류전형 없이 기본적인 지원 자격만 갖추면 모든 지원자에게 SSAT 응시 자격을 주는 ‘열린 채용’을 실시해 오고 있다. 어느 대학 출신이냐가 삼성의 전형과정에서는 당락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명문대 출신이 좋은 인재 아니다!=기업들이 학력 위주의 전형과정에 손을 대고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다. 수능시험 성적에 따라 대학의 입학 순위는 서열화 되었지만, 그런 대학들이 배출해내는 인재들은 학교별로 별 차이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낼 수 있는 ‘창조적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졌음에도, 여전히 우리 대학이 생산해내는 구직자들의 상당수는 천편일률적이고 수동적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모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명문대 출신들이 당장은 잔지식이 많지만 오히려 수동적인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는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부모에게 등 떼밀려 공부해 명문대에 들어간 구직자들이 많아 도전의식이나 동료와 협업하는 능력,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들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산업 간 융ㆍ복합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컨버전스 시대’에 걸맞는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도 기업들로 하여금 새로운 전형을 도입하게 하는 이유다. 영역을 넘나드는 배경지식과 경험, 사고방식을 가진 인재들이 여느 때보다 많이 필요하지만, 대학이 배출해내는 인재들의 대부분은 학점을 따는 데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아예 직접 인재 양성에 나서기도 한다. 삼성그룹이 올 상반기부터 인문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전환 교육 과정인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남다른 경험과 철학 가진 통섭형 인재 각광 받는다=물론 이 같은 인재 선발 방식의 변화는 기업들이나 사회 전체에도 부담이다. 얼마 전 있었던 삼성그룹의 하반기 공채에는 SSAT를 치르는 데만 역대 최고인 10만명의 구직자가 몰려들었다. 고사장을 확보하고 시험을 치르는 데만 10억원 넘는 비용이 들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학력을 보지 않는 대신 전형과정을 심층화하다 보니 전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길거리 캐스팅 방식의 인재채용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인사담당자가 직접 캠퍼스를 비롯, 대학생의 생활 공간으로 찾아가 구직자를 선발하고 이후 4개월간 근교 여행, 봉사활동, 소규모 식사 모임 등을 진행하면서 이들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채용과정에 투입되는 비용과 임직원의 숫자가 늘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더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그만큼 창의적인 인재에 대한 필요가 크다는 이야기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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