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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랜드의 ‘도박’…손만 댔다하면 ‘쪽박 ’
국감서 드러난 방만경영 백태

엔터 등 3개 자회사 3년간 305억 적자
900억 손실내고 문닫은 테마파크
이번엔 1600억 들여 워터파크 계획

도박중독예방 실제 예산집행 30%불과
금품 · 향응 해임 임직원에 퇴직금 지급도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의 방만경영이 국정감사를 통해 속속들이 드러났다. 어설픈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것은 물론 도박중독 치료 및 예방에 써야 할 돈도 엉뚱한 데 쓰고 있었다. 경영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도 주먹구구로 선임되고 있었다.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가 투자하는 곳 마다 적자를 내고 있다”며 “카지노로 벌어들인 막대한 돈만 믿고 너무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경영진을 비판했다.

강원랜드는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상동테마파크, 스위치백리조트, 문경레저타운 등에 1300억원을 투자했지만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선 3개 자회사는 지금까지 305억원의 적자를, 또 폐광지역 법인 5개사도 지난해만 1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강원랜드는 908억원의 손실만 입고 개장 5년 만에 문 닫은 테마파크 자리에 16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워터파크를 지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전순옥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과 국회가 사업성이 없다고 한 지적도 무시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예상 입장 인원수를 2배 이상 부풀려 적자가 뻔한 사업을 전망이 밝은 사업으로 둔갑시켰다”고 질타했다.


반면 본연의 임무인 폐광지역 주민복지사업은 뒷전이었다.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강원랜드 최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지난 5년간 배당금 3000억원을 받아 폐광지 대체법인 지원 530억원을 썼지만, 이 가운데 380억원은 화순리조트, 대천리조트, 삼척블랙밸리 등 타지역 리조트 건설에 사용한 것을 공개했다.

도박중독 예방 및 치유 활동에는 소극적이었다. 카지노 이용객의 6%가 한 번에 30만원 이상 돈을 걸고, 월 평균 10회 이상 드나드는 사람도 10명 중 4명꼴이나 된다. 2008년 이후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하고 재산을 탕진한 뒤 자살한 사람은 총 48명에 달한다. 그런데 중독관리센터를 총괄하는 P 상무는 이명박정부 청와대 출신의 비경력자다.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강원랜드 내 도박중독 예방 치유센터의 전체 예산 중 실제 예방과 치유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3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최근 1년 동안에만 모두 69명의 직원이 상습적인 해외 원정 도박, 취업 미끼 성폭행 등으로 징계를 받은 점을 알렸다. 또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2010년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아 해임된 임직원 14명에게 3억3800만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한 점을 꼬집었다.

강원랜드의 이 같은 방만경영 배경에는 부적절한 경영진 선임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광해관리공단은 특정인물을 계속 사외이사로 추천해 3번, 4번씩 연임시켰다”고 질타했다. 오 의원은 강원랜드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의사록과 회의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점도 밝혀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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