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배임 혐의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이석채 KT 회장이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나는 정면 돌파라는 단어를 모른다”며 “거취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검찰 수사 후 첫 심경을 밝혔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개최된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 회장은 29일(현지시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상의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 심겠다는 자세로 내 할 일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거대 쓰나미를 어찌 돌파하겠나, 나한테 주어진 시간, 그게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내 나이쯤 되면 무슨 사심이 있겠나, 여러분한테 훨씬 넓은 세상을 남기고 싶다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거취는 내가 판단할 문제 아니다. 나는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언급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KT 이석채 회장이 29일 오전(현지시간) 아프리카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세레나 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Transform Africa Summit, TAS) 2013’에서 르완다 LTE 도입 및 ICT 생태계 관련하여 연설하고 있다.

각종 혐의에 대해서는 에둘러 부인했다. 그는 “KT가 인수합병해 실패한 것 봤느냐. 벤처를 인수하게 되면 어느 나라든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고,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통장에 대해서는 “그것을 믿느냐. 나도 모르겠다. 내가 지난 5년 동안 노력해온 게 KT를 투명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회사로 만들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KT를 ‘오직 1급수에만 살 수 있는 물고기’에 비유하며 “세상은 1급수가 아니여서 우리가 성공(해외 진출) 못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독선 경영 지적에 대해서도 “임원평가 기준을 내가 만들었다. 평가 한 번 받으면 월급과 상여금, 승진 모든 게 결정 난다. 직원들이 공평하다 평가한다”고 부인했다.

이 회장은 르완다 일정을 마치고 바로 귀국하지 않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로 들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31일 예정된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 증인 출석에 대해 불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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