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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 둘째날> ‘골프계 샘 해밍턴’ 호주의 추딘 “굿바이 KPGA”
내년시드 유지 사실상 불가능
“한국투어서 2승 너무 행복해
내년엔 대회 수 늘어났으면…”


한국남자프로골프에서 흔치않은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앤드류 추딘(41ㆍ호주·사진)이 사실상 6년간의 한국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 추딘은 29일 시작된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3언더파 공동 9위로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추딘은 현재 상금랭킹 128위에 머물고 있다. 올시즌 9개 대회에서 7차례나 컷탈락하며 고전한 결과다. 따라서 추딘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 혹은 준우승을 차지해야 내년 시드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추딘은 지난 2008년 한국무대에 데뷔해 그해 레이크힐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상금랭킹 16위까지 오른 바 있다. 2011년에도 티웨이 항공대회에서 2승째를 거두며 만만치않은 실력을 과시해왔다. 


시드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 그의 한국생활을 마감하는 가장 큰 이유이지만, 또 다른 이유는 KPGA투어 대회수가 너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추딘은 “한국에서의 투어생활은 너무 행복했다. 골프대회도 좋았고, 코스도 좋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혼자 이국땅에서 사는 외국인에게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된장찌개, 삼겹살 등 한국음식도 좋아하고, 읽고 쓰는게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다니는데에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대회장까지 이동하는 것이나, 대화를 할 상대가 별로 없다는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자신이 우승했던 2개 대회와, PGA투어 선수와 겨뤄볼 수 있었던 CJ 인비테이셔널 등을 꼽았다. 친했던 선수로는 한때 같은 소속사에 있었고, 영어가 통했던 이승호를 거론했다.

간단한 한국말도 곧잘 해 ‘골프계의 샘 해밍턴’이라는 별명도 얻었을 만큼 국내 골프팬들에게도 낯익은 추딘.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한국무대와 이별을 해야한다. 추딘은 “아시안투어 Q스쿨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추딘에게 한국투어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회좀 많이 만들어주세요(Make more tourments)”라며 활짝 웃었다. 추딘은 “지금처럼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대회가 적으며, 좋은 한국 선수들을 아시안투어나 그밖의 해외투어로 많이 빼앗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저 이방인 선수 하나가 떠나갈 뿐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위축되어가는 한국남자골프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씁쓸한 장면이기도 하다.

제주=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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