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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처럼 조립하는 조립형 스마트폰 시대오나
모토로라 모듈형 스마트폰 플랫폼 무료 개방 선언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사용자가 원하는대로 부품을 조립하는 맞춤형 스마트폰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올라 주목된다. 이를 추진하는 주인공은 모토로라모빌리티(이하 모토로라)로 모듈 형태의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플랫폼을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 모회사 구글의 안드로이드 성공 전략을 그대로 본딴 사업모델로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장악한 구글이 자회사 모토로라를 통해 하드웨어 시장까지 휘어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모토로라의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주요 부품을 직접 선택해 끼우는 신개념 스마트폰 모델 ‘아라 프로젝트’를 1년 전부터 비밀리 준비해오다 이번에 전격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최근 네덜란드의 데이브 하켄스가 창립한 오픈소스 스마트폰 개발자 커뮤니티 ‘폰블록스’(Phonebloks)와 제휴했다고 밝혔다. 폰블록스는 레고처럼 스마트폰 부품을 사용자가 쉽게 빼고 넣고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개념으로 현재 홈페이지에 맞춤형 스마트폰을 등록한 희망자만 해도 100만명에 이르는 수준이다. 

모토로라가 추진하는 조립형 스마트폰 아라 프로젝트의 초기 디자인. [출처=모토로라 공식 블로그]

여기에 모토로라 같은 IT 대기업이 본격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조립형 스마트폰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모토로라가 추구하는 모델은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이는 ‘내골격’(endoskeleton)이라고 이름붙인 프레임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키보드, 배터리 등 부품이 모듈 형태로 구성된다. 이 방식이 자리잡으면 사용자는 자신 필요에 따라 직접 부품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가령 구동 속도를 올리고 싶으면 고성능 프로세서를 구입해 갈아끼우면 되는 셈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모토로라는 연내 모듈 개발자 키트(MDK) 알파 버전을 내놓고 이후 아라 플랫폼용 모듈 개발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렇게 해서 탄생하는 플랫폼을 무료 개방해 조립형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시킬 전략이다. 모토로라는 “우리의 목표는 사용자, 개발자, 스마트폰 사이에 지금보다 더욱 개방적인 관계를 장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의 이 같은 모바일 하드웨어 플랫폼 개방 계획에 대해 업계는 구글과 모토로라가 손잡고 ‘제2의 안드로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는 무료 개방으로 접근성을 크게 높여 이미 전체 스마트폰 시장 70%를 점유한 상태다. 이를 통해 수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안에 머물게 하는 생태계를 형성하며 여기서 형성되는 콘텐츠, 광고 등을 통해 수익모델을 구축한 상태다. 


아라 프로젝트 역시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는 대신 조립형 스마트폰이라는 생태계를 형성, 안드로이드식의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구글 편입 후 구글 실적을 갉아먹고 있는 모토로라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돌파구라는 반응도 따른다. 실제 모토로라는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애플에 크게 밀리며 최근 야심차게 공개한 스마트폰 모토 X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토로라의 실험이 통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립형 스마트폰이 보편화된다면 삼성, 애플이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 스마트폰 부품 유통시장이 얼마나 활성화되고, 개인이 조립하는 스마트폰이 시스템 상 얼마나 안정적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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