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벼랑끝의 남자들’ 커트라인 60위를 넘겨라
‘우승이 아니어도 좋다.’

우승트로피와 재킷,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티박스에 서는 프로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장면이다. 그 순간을 위해 1년을, 평생을 달려오니까.

하지만 그런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라면, 다시 한번 1년간 뛸 수 있는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차선이다. 29일 개막한 한국남자프로골프 시즌 최종전인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은 이런 절박한 상황에 처한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다. 내년도 전 경기 출전자격을 얻는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올시즌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어야한다. 50위권 후반 선수들은 역전당하지 않기 위해, 60위권 이하 선수들은 앞서 있는 선수들을 제치고 올라서기위해 사력을 다하는 ‘서바이벌 게임장’안에 들어선 것이다.

시드확보에 실패하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지옥의 레이스 시드전에 출전해서 다시 시드를 노려야한다. 운전면허가 취소된 베테랑 드라이버도 다시 면허시험을 봐서 떨어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려한 경력의 선수라 해도 시드전에서 반드시 통과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랭킹 60위는 한민규로 2734만4246원을 획득했다. 하지만 76위 강지만과의 차이는 700여만원에 불과하다. 60위 이하의 선수가 톱10 입상을 할 경우 운명은 뒤바뀔 수 밖에 없다.

따라서 55위 허인회, 56위 김휘수, 57위 이동하, 58위 이정환 등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대한 상금을 보태 하위권의 추격에서 달아나야한다.

반면 67위 김대현(2412만원) 등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한 능력을 갖춘 하위권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모든 것을 걸었다. 63위 홍창규, 72위 김민수921, 73위 정지호 등의 압박감은 누구보다 크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내년 풀시드를 손에 쥘 수 있다.

커트라인 전후에 포진한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의 상금 1000만원은, 상금왕을 노리는 선수들의 6000만원보다 몇배 더 귀중한 값어치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에겐 한타 한타, 한홀 한홀이 천국으로 가는 계단도, 나락으로 추락하는 터널도 될 수 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는 102명 출전선수에게 고르게 적용되는 셈이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