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달 발생한 중국 우시공장의 화재에도 불구하고 3분기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재로 인한 D램의 공급부족과 가격강세, 모바일용 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맞물리면서 결과적으로는 수익성을 높이는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9일 매출 4조840억원, 영업이익 1조1640억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로 매출은 전분기대비 4%,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5% 늘어난 수치다.(전년동기는 영업손실) 분기 매출이 4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은 영업외비용 반영 등에 따라 958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중국 우시 공장 화재라는 악재속에서 이뤄낸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화재의 여파로 지난 2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에 다소 못미치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화재로 인한 공급 감소 우려에 D램 가격이 상당폭 상승하고, 모바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가 이어지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견인했다.

D램의 경우 출하량은 전분기대비 2% 감소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이 5% 상승하면서 전체 매출과 이익의 규모를 오히려 늘렸다. 낸드플래시의 경우는 평균판매가격은 6% 하락했지만,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요하면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우호적인 시장환경에 따른 매출 증가와 함께 적기에 이뤄진 미세공정 전환 및 수율 개선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을 전분기 대비 1%포인트 더 높아진 29%까지 끌어 올린 것도 눈에 띈다.

4분기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4분기 D램 시장에 대해 “노트북과 태블릿을 결합한 2-in-1 PC와 서버의 시스템당 D램 채용량 증가, 게임 콘솔의 신제품 출시로 그래픽 D램의 수요 등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D램의 경우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중국 시장이 비수기에 진입함에도 전체적인 수요 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SSD시장의 확대와 신규 모바일 제품의 판매 상황에 따라 수요가 좌우될 것으로 보이지만, SK하이닉스가 D램 생산 확대를 위해 낸드플래시 장비를 활용함으로써 전체 낸드플래시의 공급은 감소하고 시장의 수급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나노 중반급 D램 및 10나노급 낸드플래시의 개발을 완료했고 양산 준비를 갖췄다”며 “업계 선두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변화된 메모리 산업에서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