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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 김종> 기업의 스포츠투자,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가 열광하는 스포츠의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고간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마케팅 각축의 장이 된 지 오래이다. 국내의 경우 1998년 박세리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우승은 국내 스포츠마케팅 태동의 계기가 되었다. 박세리가 삼성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하고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삼성은 약 1억7000만달러의 광고효과를 봤다. 15년이 지난 지금 국내 기업은 글로벌 스포츠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스폰서십을 통해 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이 외에도 기아자동차는 2002년부터 호주오픈 공식 후원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양궁월드컵, 라파엘 나달 등을 후원하고 있다. 롯데, 하나금융, 두산 등은 LPGA 스폰서십을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미국프로풋볼(NFL), F1 등 메이저 스포츠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달라진 국내 기업들의 위상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의 스포츠 투자방식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의 마케팅이 콘텐츠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수단의 역할에 한정되었다면, 소비자의 감성과 영혼을 자극함으로써 소비를 넘어 브랜드와 동일시를 이루어내는 것이 현대 마케팅의 역할이다. 따라서 지금의 스폰서십과 같은 획일적인 투자방식이 아닌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대표 제약회사인 바이엘은 기업의 스포츠 육성에 대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스포츠를 통해 직원과 주민들에게 투자했다. 바이엘이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은 29개 종목으로 회원 수만 5만명에 달한다. 축구, 배구, 농구, 핸드볼, 펜싱, 유도, 체조, 육상 등에서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다른 한 쪽에서는 노약자와 어린이, 장애인들도 초현대식 시설에서 스포츠를 즐긴다. 바이엘 소속 구단인 레버쿠젠은 400개의 팬클럽을 관리하고 연령별 유소년 팀 운영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대부분 스포츠의 근간이 아닌 스포츠 이벤트 및 엘리트 스포츠선수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유소년 선수, 스포츠 시설 등 스포츠 이벤트를 구성하는 저변은 매우 넓다. 이러한 저변이 튼튼해야 글로벌 스포츠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도모할 수 있다.

기업들이 스포츠 투자를 통해 단기적인 수익을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통해 스포츠의 선순환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상생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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