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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이건희 회장, 신경영20년 후 다시 꺼내든 위기론, 왜?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역시 삼성 경영 전략의 근원은 ‘위기론’인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위기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삼성 신경영 20주년을 맞이한 만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끈다.

이유는 명확하다. 삼성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기업 중에선 ‘나홀로 독주’를 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상황이 언제까지 긍정적일 수 만은 없다는 데에서 오는 경계심이다. ‘잘 나갈때 일수록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는 이 회장 특유의 철학으로, 오만과 독선은 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독(毒)이라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던졌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28일 삼성 신경영 만찬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20년전인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프랑크푸르트 신경영을 선언할때와 멘트는 다르지만, 행간은 차이가 없다. 둘다 현실에 대한 안주, 일정 성과 뒤의 포만감에 빠지면 성장 정체는 물론 나아가 침체의 길목에 빠질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신경영 20주년 기념만찬에서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신경영의 성과와 의미를 조명한 국내외 서적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주목되는 것은 올해 신년사에서 ‘도전’을 유난히 강조했던 이 회장이 이번에 ‘위기감 중무장’을 거론했다는 점이다. 신년사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자”고 독려했다.

이는 삼성이 현재 직면한 안팎의 불투명한 변수와 관련이 크다. 삼성전자는 잘 나가고 있지만 스마트폰 쏠림 현상이 심하고,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적을 내는 계열사들이 많지 않은 상황, 태양전지 바이오 등 신수종 사업이 생각보다 힘을 내지 못하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제민주화 흐름 속에서 대기업을 옥죄는 규제가 양산되는 현실에 대한 대응책을 이번 ‘위기론’ 메시지에 담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회장이 위기론을 화두로 삼은 이상, 삼성은 신경영 20주년 만찬을 계기로 더욱 구두끈을 매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 사업 인수와 같은 사업 조정, 삼성 전체적인 큰 그림 속에서의 후계경영 구도도 한층 구체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연말 인사에 긴장을 불어넣는 강성 코드가 접목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10대그룹 임원은 “이 회장은 때가 될때마다 창조론, 긴장론, 젊은 조직론 등 숱한 경영 화두를 제시한 재계의 아이콘인데, 이번 위기론은 삼성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 전체적으로도 유효한 메시지라는 점에서 한동안 재계의 분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ysk@heraldcorp.com

<사진설명2>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각 계열사가 업(業)의 특성을 반영해 제작 전시한 신경영 조형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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