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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2박3일 여행 이젠 일상화…국내 관광산업 초고속성장…아웃도어 年7조원 시장으로
‘주 5일근무’ 10년…달라진 한국사회
인천에 사는 정성진(42ㆍ회사원) 씨는 요즘 평일보다 주말이 더 바쁘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초등학생 두 아들을 데리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근교 캠핑장이나 체험여행장을 찾기 때문이다. 정 씨는 차들이 가장 붐비는 금요일 오후 시간을 피해, 아예 반차(오전만 근무)만 내고 금요일 점심 때쯤 출발하는 걸 선호한다.

지난 2004년 시행된 주 5일 근무제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면서 한국인의 삶도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금요일 퇴근 후 유흥을 즐긴다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란 은어는 일상어가 되었고, 주말 내내 전국의 산과 도로가 행락객들로 몸살을 앓는 것도 이제는 흔한 풍경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집계하는 ‘국내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15세 이상 한국인들은 작년 한 해 동안 평균 5회 정도 국내여행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을 아예 가지 않았다’고 대답한 사람이 15%가량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라고 할 수 있다. 2010년(3.96회)과 2011년(3.65회)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났다.

여행비용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은 2011년 국내여행에 평균 20만6000원 정도를 지출했지만, 작년에는 31만4000원까지 늘어나며 2년 전보다 50% 넘게 씀씀이가 커졌다. 이처럼 휴일이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앞다퉈 지역 특성에 맞춘 관광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고, 영화와 연극 등 문화산업도 성장하면서 이를 즐기는 연령대도 10대부터 60ㆍ70대까지 다양해졌다. 


특히 주 5일제로 가장 혜택을 본 곳 중 하나가 바로 레저산업 분야다. 한국 아웃도어 시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덩치를 키우면서 올해에는 7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 5일제 확산이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만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월요병’과 ‘금요병’을 꼽을 수 있다. 월요병은 긴 휴일로 인해 업무 복귀 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빗댄 말이다. 비슷한 것으로 일요일 저녁만 되면 급격히 우울해지는 ‘일요일 밤 우울증(Sunday Night Blues)’이란 용어도 있다. 반면 금요병은 긴 주말 동안 어디론가 떠나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을 말한다. 주말에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인프라와 프로그램이 부족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초ㆍ중ㆍ고교의 주 5일 수업과 대체휴일제 도입으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마땅히 즐길거리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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