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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이 희망이다> ‘인터넷 주문제품 정기적 배달…‘귀차니즘’ 싱글男이 주고객층
양말배달서비스
남성들은 정장을 입을 때면 검정색 양말을 많이 신는다. 그런데 매일 신다 보니 발가락 끝이나 발꿈치 부분이 해지기 쉽다. 한쪽 양말에 구멍이라도 뚫리면 나머지 한쪽도 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빨고 나서 짝을 맞춰 두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이 같은 ‘귀차니즘’에 빠진 현대 남성들을 구원해 준 기업이 있으니 검정 양말을 정기적으로 배달해 주는 블랙삭스닷컴(www.blacksocks.com)이다.

1999년 7월 설립된 이 스위스 기업의 사업 모델은 단순하다. 소비자는 인터넷으로 4개월마다 3켤레 또는 6개월마다 3켤레, 혹은 한번에 10켤레가 배달되는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 주문한다.

양말의 색깔은 검정색뿐이고 소재와 디자인도 모두 같다. 대신 길이만 발목 위로 올라오는 것, 무릎까지 올라오는 것, 복사뼈가 보이는 짧은 것 등 3가지다. 종류별로 발의 크기에 따라 7가지 사이즈로 나뉘어 있다.

2008년 양말 누적 판매량이 100만 켤레를 넘어섰고 약 5만명 이상이 블랙삭스닷컴에서 양말을 ‘정기 주문’하고 있다. 양말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들은 2007년 속옷과 기본 티셔츠로 품목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주식 상장이나 사업의 급격한 확장에 매우 조심스럽다. 회사의 창업 신념인 ‘단순하게 하라(Keep it simple)’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블랙삭스닷컴의 창업자는 경영컨설턴트로 근무하던 시절 고객을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의 구멍 난 양말을 발견하고 나서 양말에 신경이 쓰여서 비즈니스에 실패한 사례가 있었다. 이를 계기로 양말의 구매 형태를 유심히 관찰해보니 양말을 사는 것이 귀찮아서 오랜 된 양말을 계속 신는 소비자가 의외로 많다는 점을 발견하고 ‘양말배달서비스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을 타깃 고객으로 블랙삭스닷컴은 양말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경제 전문지인 ‘비즈니스 위크’는 블랙삭스닷컴을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나쳐 버리는 집중 전략을 가장 잘 실현한 기업이자 ‘우리가 평생 살면서 계속 겪는 일상의 문제를 재미있고, 멋지게 해결한 기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기능성양말을 취급하는 인터넷쇼핑몰은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양말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회사는 없다는 점에서 의류쇼핑몰보다는 자립하기가 수월하다. 특히 국내에도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성인남자가 혼자 생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사업기회가 있다.

블랙삭스닷컴과 같이 양말을 한 벌씩 개별 구매할 수 없고, 단지 기간과 수량을 정해서 구매하는 예약구매방식이 사업성이 있다. 블랙삭스닷컴은 웹사이트에서는 양말 세 켤레를 1년에 3번, 4번, 6번에 나누어 배달하든지, 아니면 열 켤레를 한 번에 배달하는 등 정해진 기간, 수량대로만 판매하고 있다. 불안한 고객을 위해 처음에 시험 삼아 한번 구입해보는 기회도 잊지 않고 제공하고 있다.

블랙삭스닷컴과 같이 양말을 한 벌씩 판매하지 않고, 기간과 수량을 정해서 구매하는 예약구매 방식은 국내에서도 충분한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대전=이권형 기자/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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