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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안정세…갈곳 잃은 원자재 헤지펀드
원유생산 확대…실적 곤두박질
세계최대 클리브캐피탈은 폐쇄




산유국의 원유 생산 확대로 글로벌 석유 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유가 변동성에 베팅해오던 원자재 헤지펀드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투자 실적 악화로 더이상 투자자들을 받지 않거나 아예 펀드를 폐쇄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문을 닫은 세계 최대 원자재 헤지펀드 클리브 캐피탈이 대표적이다. 석유 시장 투자가 지난 3년 연속 손실을 내는 등 기록적인 실적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너진 것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에 따른 유가 변동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석유 관련 헤지펀드들이 최근 잇따라 부진의 늪에 빠지며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통상 고위험ㆍ고수익을 좇는 헤지펀드들은 정치적ㆍ경제적 요인으로 유가가 급격히 요동칠 것을 미리 예측해 투자한 뒤 시장에서 가격 변동이 이뤄지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최근 중동과 미국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헤지펀드들이 투자 이익을 얻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글로벌 유가가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선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 기간 총 가격 변동 수준도 1%를 넘지 못한다.


또 브렌트유의 현물옵션 변동성 지수는 20% 아래로 떨어져 전 세계적으로 석유 생산량이 크게 늘었던 1990년대 중반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유 현물가격의 변동 폭이 하루 최대 1%에 불과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글로벌 석유 시장에 공급물량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석유 시장의 불안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지역 산유국의 지난 3분기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640만배럴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2008년 이후 약 50%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석유 굴착기술의 발달로 원유 생산량이 최근 3년 간 78.6%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초저금리 기조를 향후에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있는 것도 유가 변동성 감소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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