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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글로비스 ”선대 2020년까지 500척으로"...북극항로에서 미래 찾는다
[광양=김상수 기자]북극 얼음을 깨고 해치며 달려온 영광의 상처일까. 선박 앞에 커다랗게 써 있는 ‘POLARIS’란 글씨의 페인트는 벗겨지고 녹이 더해졌다. 오히려 그 흔적에서 북극의 향기가 짙게 느껴졌다. 광양항에 모인 인파들도 폴라리스호의 도착에 환호성을 아끼지 않았다.

악대의 힘찬 연주와 격한 박수소리. 그리고 1만5524㎞의 북극항로 대장정을 마친 폴라리스호의 존재감. 폴라리스호의 첫 여정은 이렇게 끝났지만, 에너지자원의 ‘신(新) 실크로드’를 개척할 현대글로비스의 승부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시범운항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수차례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등 향후 2020년까지 매출 8조원 규모의 글로벌 해운업체가 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국적 선사 최초로 북극항로를 시범운항한 폴라리스호는 지난 9월 16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나프타 4만4000t을 싣고 출발, 35일 만에 1만5500㎞를 항해하고서 지난 22일 전남 광양항으로 입항했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을 비롯, 입항 현장에 참석한 50여명의 관계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선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향후 북극 항로개척에 더 힘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시범운항 선박에 승선한 수석항해사를 비롯,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동북아시아와 유럽 간 북극 항로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북극 인근 지역은 최근 갖가지 에너지 개발 사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의 야말 LNG 프로젝트가 대표적. 러시아 북부 야말ㆍ네네츠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현지에 건설될 연 생산량 1650만t 규모의 공장에서 LNG로 변환시켜 수출하는 사업이다.

김 전무는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야말지역의 에너지 운송에도 큰 이점이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이 프로젝트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캐나다 북부 지역의 광산 개발 사업이나 국내 기업의 북극 자원 개발 사업 등에도 북극항로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북극항로 뿐 아니라 다양한 해운사업을 강화, 2020년에는 현재보다 4배 성장한 8조2000억원 규모의 해운 매출을 달성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현재 자동차 운반 중심의 사업 전략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70여척의 선대를 2020년까지 500척으로 늘리고, 전 세계 주요 거점 20곳에 전문 인력을 대거 배치하는 등 글로벌 해운 사업에 나선다.

김 전무는 “지금 당장의 수익성을 보고 시작한 게 아니라, 향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차원에서 북극항로에 도전했다”며 “앞으로도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현대글로비스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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