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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명 아이돌 모두 프로듀서로”…조피디, 또다른 실험 시작됐다
2년 조련 ‘탑독’ 마침내 쇼케이스
“모든 멤버 음악 자생력 키울 것”


“멤버들을 모두 프로듀서로 성장시켜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조피디(본명 조중훈)가 제작자로서 벌이는 두 번째 실험을 앞두고 밝힌 각오는 의미심장했다. 최근 아이돌들의 잇단 ‘연기돌’ 변신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충분한 음악적 역량을 가지고 있고 아이돌 활동 이후에도 음악 활동을 지속할 만한 터전만 마련된다면, 아이돌들이 굳이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 인기 절정의 래퍼로 활약하며 연예기획사 스타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조피디는 지난 2011년 아이돌 그룹 블락비를 제작해 가요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그러나 조피디는 블락비와 법정 소송 끝에 결별하며 첫 번째 실험을 미완으로 남겼다. 절치부심한 조피디는 2년여에 걸쳐 조련시킨 13인조 아이돌 그룹 탑독(Topp Dogg)을 통해 아이돌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기대해볼 만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교동 브이홀에서 탑독의 첫 번째 미니 앨범 1집 ‘도그스 아웃(Dogg’s Out)’ 쇼케이스가 열렸다. 공교롭게도 슈퍼주니어와 같은 멤버 수 때문에 탑독은 데뷔 전부터 ‘힙합계 슈퍼주니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은 힙합에 국한시키기에는 스펙트럼이 넓었고, 퍼포먼스도 슈퍼주니어와 그다지 닮지 않았다. 탑독의 멤버들 역시 다른 그룹과 비교되는 상황을 무척 조심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쇼케이스에선 멤버들이 음악적 역량을 과시했다. 탑독을 ‘창작의 요람’이라던 멤버 곤의 표현답게 쇼케이스 내내 탑독은 작사ㆍ작곡ㆍ프로듀싱 참여 사실을 강조했다. 멤버 키도는 수록곡 ‘너 같은 여자’와 ‘플레이 그라운드(Play Ground)’의 작사ㆍ작곡ㆍ편곡ㆍ프로듀싱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제니씨ㆍ야노ㆍ아톰 등이 작사자로 참여해 앨범 내 멤버들의 참여 비중을 높였다.


조피디는 “제작자로서 나의 역할은 후견인”이라며 “궁극적으로 멤버 모두를 음악적 자생력을 가진 프로듀서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먼 훗날 멤버들이 탑독 활동 이후에도 소속사 내에서 얼마든지 후배들과 음악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꿈”이라며 “소속사는 후배 뮤지션들을 위한 인큐베이터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쇼케이스의 또 다른 특징은 그룹 전체의 무대 이상으로 강조된 솔로와 유닛 무대였다. 멤버 키도는 자작곡 ‘너 같은 여자’ 솔로 무대를, 다른 멤버 역시 유닛으로 퍼포먼스 무대를 선보였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에 자리 잡은 뒤 솔로 및 유닛 활동을 병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이것이 대중에게 산만함으로 비칠지, 다채로움으로 비칠지는 미지수다.

조피디는 “처음부터 솔로 및 유닛 활동을 염두에 두고 그룹을 만들었다”며 “일부 멤버가 활동 중 솔로나 유닛으로 독립할 경우 그 빈자리를 언제든지 채울 수 있도록 ‘언더독’이라는 별도의 팀을 준비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 ‘언더독’엔 현재 2명이 소속돼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멤버가 충원될 예정”이라며 “운동 경기로 따지면 후보 선수 같은 팀이지만, 탑독에 다양한 색깔을 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탑독은 24일 미니 앨범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말로 해’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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