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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기하라, 리스크경영>2013 대한민국 재벌 자화상은 양극화, ‘삼성ㆍ현대차 바라기’ 개선해야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2013년 대한민국 재벌은 등을 맞댄 채 서 있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 올라가는 길을 걷는 소수의 그룹과 내려가는 길을 걷는 다수의 그룹. 미미하던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벌어지고, 그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양극화도 이런 양극화가 없다. 삼성, 현대, LG 등 손에 꼽을 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그룹이 내우외환에 시달린다. 단순히 매출이나 자산총액 등 숫자로만 문제가 아니다. 몰아치듯 불어닥친 ‘오너 리스크’와 경제민주화 등 각종 정치적 이슈, 그칠 줄 모르는 경기 불황 등 수많은 변수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2013년 대한민국 재계의 현주소다.

삼성과 현대가 없는 대한민국 경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삼성과 현대‘만’ 있는 대한민국도 두렵긴 마찬가지. 재계의 건전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하루빨리 그룹의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경기 불황에 각종 대외변수가 겹치면서 국내 기업의 양극화는 한층 심해지고 있다. 특히 오너 리스크 없이 주력 제품이 호조를 보이는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과 다른 그룹 간 희비가 엇갈린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재계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국내 주요 그룹 상위 48개사(공기업ㆍ금융기업 제외, 4월 기준)의 총 자산총액은 105조9000억원이 증가했는데, 그 중 삼성그룹의 자산총액이 50조4000억원 늘어, 전체 증가액의 47.6%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도 같은 기간 12조원이 늘어, 전체 증가액의 11.3%를 담당했다. 전체 그룹 중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만 ‘유이(唯二)’하게 1년 새 10조원 이상 자산총액이 늘어난 셈이다.

상위 10대그룹만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상위 10대그룹은 1년 간 자산총액이 990조6000억원에서 1070조로 79조4000억원 늘어났는데, 그 중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10대 그룹이 달성한 성장 대부분을 삼성ㆍ현대차그룹이 담당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두산이나 대우조선해양, 동양, 웅진 등 불경기나 오너 리스크 등 악재에 시달린 기업은 오히려 자산총액이 뒷걸음질쳤다.

국내 재벌의 양극화에 따라 이젠 10대 그룹 ‘리스트’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그만큼 한국 경제의 삼성ㆍ현대차그룹 의존도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유무에 따라 국내 실질 성장률이 2%포인트 차이가 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성장률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없을 경우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현대차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고용효과가 크다는 자동차산업의 특성 상 현재 자동차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인원은 175만명에 이른다. 국내 7가구 중 1가구가 자동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상 현대차가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의 파급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삼성ㆍ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다른 그룹의 성장도 같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연구개발(R&D) 투자 및 장기전략 수립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그 결과 다시 미래 수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전자산업과 자동차 등에 한국경제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게 한국경제의 숙제”라고 했다. 두 산업의 주기와 특성 등에 따라 한국 경제 전체의 부침도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천식 KDI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전체 시장을 넓히고 좀 더 산업구조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했다.

재계에서도 한층 다양한 재계 생태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재계단체 관계자는 “삼성ㆍ현대차그룹의 성장세가 문제라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업종과 그룹이 모두 성장해야 한다는 게 급한 과제”라며 “양극화가 더 심해지기 전에 재계 스스로도 다양한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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