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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재곤의 스포츠 오딧세이> 스포츠 비리 척결, 이번만큼은…
지난주 미국은 우여곡절 끝에 진짜 전쟁영웅을 찾아내서 군의 최고훈장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윌리엄 스웬스 전 육군대위다. 처음에는 공훈에 비해 단계가 낮은 수훈십자훈장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후방의 작전부가 탁상공론에 빠져, 내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거칠게 항의한 것이 고위층에게 미운털이 박히는 원인이 됐다. 4년이 지난 최근에 매클리치 신문의 종군기자 조너선 랜디의 탐사보도로 진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장병의 헬멧에 녹화된 내용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지금껏 가려진 그의 공적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제3의 인물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국방부와 조야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서 이루어낸 성과다. 그는 제대 후 지금껏 무직상태이다.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진실이 증발된 후 겪게 되는 그 고뇌의 파장은 당사자만이 알 수 있다. 진실과 거짓의 차이는 단순할지 모르나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을 정도의 가공할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진실이 중요하다.

얼마 전부터 정부도 스포츠단체의 전면적인 감사를 시작했다. 비리를 발본색원함은 물론 새로운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스포츠계의 진실을 찾는 여정은 올 연말까지 지속된다.

제도는 개선하면 된다. 근본 문제는 일부 단체장들의 독선적인 사고의 틀이 먼저 변해야 새로 만든 개선안이 조직 내에 안착된다는 점이다. 낮은 공복(公僕)의 자세가 아닌 권위를 추종하고 단체를 자신의 개인회사로 전락시키고, 본인의 영달을 일삼는 전횡이 난무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도둑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되는 거다. 더군다나 퇴임 후 끝날 줄 알았던 권력이 수시로 환생해서 이권을 이어간다면 조직 내 해결책은 오리무중인 것이다.

진실은 당사자만의 것이 아니다. 주변의 감시와 격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70세 이상의 단체장 취임제한에 대해 일부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잘한 일이다. 소비자의 욕구충족과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에 대해 이 기회에 언론이 좀 더 균형감각을 키울 필요가 있다. 어느 언론인의 언론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팩트·공정·균형·품위라는 결론 말이다. 스웬스 대위의 경우에서 보듯 그 중심에는 언론이 있었다는 사실을 일선 기자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항간에 이번 감사가 스포츠계의 신구 권력 간의 알력에 이은 권력다툼의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복선이 깔린 의도된 기획 연출이라면 문제의 심각성은 시공을 초월해 핵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올 연말 최종 감사결과와 개선안의 내용이 그래서 중요하다. 오직 국민을 위한 스포츠정책이 도출돼야 일자리 창출에 의한 청년실업 해소와 창조경제의 실현이 스포츠분야에도 정착되는 것이다. 스포츠는 국민의 것이지 결코 체육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가끔씩 이를 분간 못하고 추태를 부리는 것을 보면 답답해진다. 주목하는 시선이 많기에 좋은 정부안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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