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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클 두산, ‘원조’ 미러클이었던 2001년엔 어떻게 삼성을 꺾었나
‘Again 2001.’

브레이크 없는 ‘가을 곰’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정규리그 4위 두산 베어스가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올라 11년 만의 영광 재현을 꿈꾼다. ‘미러클 두산’의 첫 출발점이었던 2001년 두산의 기적이 재현될 분위기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의 역투와 최준석의 쐐기 홈런 등을 앞세워 5-1로 승리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전적 3승1패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라 정규리그 1위 삼성 라이온즈와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삼성과 두산이 맞붙는 한국시리즈(7전4승제)는 24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삼성이 만난 건 이번이 세번째다. 두산이 그 중 두 차례 우승컵을 가져갔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전신 OB가 삼성에 4승1무1패를 거둬 원년 챔피언에 올랐고 2001년엔 두산이 4승2패, 2005년엔 삼성이 4승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의 마지막 우승 시계는 2001년에 멈춰 있다.

두산은 올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3위 넥센과 2위 LG를 차례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내친김에 한국시리즈 패권까지 거머쥐겠다는 야심이다. 마치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한화와 현대, 삼성을 차례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2001년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당시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두산은 ‘한국시리즈 불패 명장’ 김응용 감독의 삼성에 4승2패를 거두고 우승, ‘미러클 두산’의 영광스러운 이름을 얻었다.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기적의 시작, 2001년 두산은 어떻게 삼성을 꺾었을까.


당시 삼성은 우승에 대한 ‘한’이 절정에 달해 있었다. 자타공인 명문구단을 자부했지만 번번이 한국시리즈 정상 문턱에서 무너졌다.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한 것이다. 기대대로 삼성은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면서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첫 우승컵을 품에 안는 듯했다. 정규리그 전적에서도 두산에 12승7패로 우세였다. 하지만 천하의 ‘코끼리감독’도, ‘국민타자’ 이승엽도 두산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2001년 10월20일 대구구장. 삼성의 회심의 선발카드 갈베스가 무너졌다. 수차례 복귀 약속을 어기다 65일만에 등판한 갈베스는 4이닝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하지만 이승엽이 3-4로 뒤지던 5회 135m 대형홈런을 터뜨리며 원점으로 돌려놨다. 삼성은 8회 김한수와 김태균, 박한이 김종훈의 연속안타로 대거 3득점하며 7-4로 기분좋은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2차전 최대변수는 비였다. 승리의 분위기를 타고 싶었던 삼성은 반갑지 않은 비 소식에 기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준플레이오프부터 달려온 두산에겐 보약과도 같은 비였다. 10월22일 대구구장. 두산이 다시 힘을 냈다. 4-4로 팽팽한 7회, ‘흑곰’ 타이론 우즈가 깜짝 도루를 시도하는 바람에 삼성 베테랑 포수 김동수가 악송구를 했고 이것이 빌미가 돼 삼성은 잇따라 실점하며 2차전 승리를 내줬다.

시리즈 전적 1승1패, 분수령이 될 10월24일 3차전이다. 삼성은 배영수, 두산은 박명환을 선발로 내세웠다.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양팀 모두 선발투수가 무너지면서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투수 출전(16명), 최다득점(20점), 최다볼넷(16개), 최장경기시간(4시간36분)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난타전 끝에 11-9로 승리한 두산이 2승1패로 앞서갔다.

10월25일 4차전은 전날보다 더했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춤을 췄다. 한국시리즈 최다득점(29점) 기록이 하루만에 바뀌었다. 삼성이 2회 초 무려 8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가져오나 싶었지만 두산이 2회말 1점을 따라붙은 후 3회말 대거 12득점을 몰아치며 삼성의 혼을 뺐다. 무사 만루에서 안경현의 볼넷에 홍성흔 전상열 정수근 장원진의 안타가 연이어 터졌고 1사 만루에서 김동주가 한국시리즈 사상 두번째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의 18-11 승리. 승장 김인식 감독은 “2회 8점을 주고 틀렸다고 생각했는데…”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10월27일 5차전서 삼성 선발 임창용의 호투와 이승엽의 홈런 등에 눌려 4-14로 패했지만, 10월28일 6차전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3-5로 뒤진 7회 홍성흔의 내야땅볼과 임창용의 폭투로 동점을 만들었고 8회 1사 2,3루터 터진 심재학의 희생플라이로 6-5 승리를 거뒀다. ‘미러클 두산’이 2001년 기적같은 우승 드라마를 다시 쓸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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