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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성장 시동켜는 세계車…현대 · 기아차는 아직…
유럽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 진입
레저활동인구 증가 SUV 점유율 증가세
車산업硏“실용전략 지속땐 내년 더 어려울 것”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는 한층 더 힘겨운 한 해를 보내리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5년간 세계 경기 불황과 경쟁업체의 부진 속에 현대ㆍ기아차가 ‘실용적인 차’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였지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내년에는 한계에 부딪히리란 분석이다. ‘실용성’만을 강조한 전략으론 선진 시장에서 더 이상 지금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다는 위기론이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올해보다 4.1% 증가한 83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예상 성장률인 3.2%를 웃도는 수치. 특히 극심한 경제 불황을 겪었던 유럽 시장이 내년에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1387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자동차 시장이 증가세를 보이게 되는 건 7년 만에 처음이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이미 올해 4분기에 유럽은 회생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내년엔 유럽을 비롯해 신흥시장도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 같은 ‘핑크빛’ 전망과 달리, 현대ㆍ기아차의 내년 ‘농사’ 전망은 녹록지 않다는 데에 있다. 우선 유럽차 브랜드의 반격이 예상된다. 박 소장은 “내년부터 유럽 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여 2020년 이후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유럽 브랜드의 부진은 지난 5년간 현대ㆍ기아차엔 호재였으나 내년부턴 이 같은 호재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조금씩 변하는 자동차 트렌드도 현대ㆍ기아차엔 난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과거 고급차 중심에서 실용성을 강조한 대중차 중심으로 바뀌었고, 현대ㆍ기아차가 선진국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도 이 같은 트렌드에 잘 부합했기 때문. 하지만 내년부터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트렌드도 약화되리란 게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 모델의 기존 강점이 희석된다는 의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도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레저활동인구 증가 등 자동차를 이동수단 이상으로 활용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11년 세계 자동차 판매 중 13.6%를 차지했던 SUV의 점유율은 올해 1~8월 동안 15.5%로 증가했다. SUV가 인기를 끌면서 SUV 신차 개발 주기도 84개월에서 61개월(도요타 라브4), 73개월에서 49개월(쉐보레 에퀴녹스)로 줄어드는 등 자동차업계도 빠르게 신차를 쏟아내는 추세. 박 소장은 “현대차도 지금까지 SUV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업체마다 이 시장을 주목하면서 내년엔 한층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밖에 노사갈등 리스크, 혼다와 도요타의 친환경차 경쟁력 강화, 국내 수입차 강세 등도 현대ㆍ기아차의 험난한 내년을 예고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말부터 연이어 선보일 신형 제네시스, 신형 쏘나타 등 현대차 후속 신차가 중요한 시금석이 되리라 전망했다. 박 소장은 “기존 모델의 연이은 성공으로 이미 고객 기대치가 크게 높아진 상태”라며 “실용성만 강조한 모델로는 이제 이 같은 기대치를 충족하기 힘들다. 신차가 실용성을 넘는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여부가 현대ㆍ기아차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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