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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하이스코 합병 결정...삼성그룹, 현대차그룹, 재계 ‘빅2‘의 닮은 꼴 행보
[헤럴드경제=김영상ㆍ김상수 기자]현대자동차그룹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분할해 현대제철에 합병키로 결정했다. 현대로템은 조만간 상장키로 했다.

합병과 상장의 목표는 명확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계열사간 ‘윈-윈’과 위상 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현대제철은 하이스코의 냉연사업을 갖게 되면 외형적으로도 매출이 14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늘어, 포스코에 이은 거대 철강사로 탈바꿈한다. 로템은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편하고 한단계 도약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내부 셈법은 복잡할 수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일련의 현대차그룹 내 움직임을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불식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재구축하려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재계 ‘빅2’의 한축인 삼성의 움직임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삼성에서 최근 생긴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인수 추진,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추진 등과 광의적으로는 닮음꼴이라는 것이다. 후계경영을 염두에 둔 일종의 조치로까지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빅2, 과연 물밑에선 어떤 것이 꿈틀대고 있는 것일까.

▶매출 20조원대 거대 철강사 탄생=현대제철과 하이스코 합병이 완료되면 또 하나의 거대 철강사가 탄생한다. 현대제철은 재무구조가 좋은 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해 수익성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자동차 생산의 수직계열화 완성이라는 상징성을 얻는다. 한마디로, 시너지 극대화다.

이에 현대제철과 하이스코 합병은 “합병이 안되는 게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고, 시장에선 기정사실화한지 오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합병이 완료되면 자동차 생산에서 한층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제철에서부터 자동차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것이 현대차의 경쟁력인데, 하이스코와 제철이 합병하면 자동차 생산의 수직 계열화가 한층 강화되고 효율성도 높아지며 나아가 자동차 산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삼성에서 추진된 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 사업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에버랜드는 패션사업을 껴안으면서 의식주를 포괄하는 종합문화회사로 거듭날 수 있게 됐고, 제일모직은 전자재료ㆍ케미컬 등 소재사업에 전력할 수 있는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계열사간 합병은 지속적인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성장시대의 난제를 돌파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과 맞닿아 있어 보인다. 현대차와 삼성이 노리는 것도 이것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합병과 상장, 이면엔 노림수도?=현대제철과 하이스코의 합병을 바라보는 눈은 그러나 액면 그대로 ‘선택과 집중 경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고 있다. 당장 증권업계에선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을 피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하이스코 지분을 갖고 있던 현대차가 현대제철 지분을 새로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는 현대하이스코 최대주주(29.37%)로, 합병하게 되면 현대차는 현대제철 지분을 추가로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정몽구 회장이 가진 합병 후 현대제철 주식을 기존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과 맞바꿔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행보 역시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시각이 뒤따른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단초의 하나라는 것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4.1%, 삼성SDS 지분은 18.3%,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1.5%다. 이같은 지분과 삼성 3세들의 지분과 맞물려 간단치 행간을 내포한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에버랜드와 SDS의 외형을 키워 상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빅2 내부의 주요 계열사 합병과 상장 관련 추이 등은 글로벌위기 극복을 위한 수익성 경영의 결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온갖 추측을 낳고 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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