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5c의 생산을 줄이고 고급형인 아이폰 5s의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페가트론과 팍스콘 등 아이폰을 제조하는 협력업체 두 곳에 올해 4분기 아이폰 5c의 주문량을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페가트론과 팍스콘에 통보한 아이폰 5c 주문량 감소 비율은 각각 ‘20% 미만’, ‘3분의 1’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밝혔다.
아이폰 5c 물량 중 약 3분의 2는 페가트론, 나머지 3분의 1은 팍스콘이 조립하는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애플의 5c 생산 감소 비율은 약 25%로 추정된다.
반면 팍스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애플이 고급형 신제품인 아이폰 5s의 주문량을 늘리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아이폰 5s는 품귀 현상을 빚으며 특히 골드 모델은 미국에서 주문이 다음달까지 밀려 있는 상태다. 결국 애플이 5c 생산량을 줄이고 5s 생산량을 늘리도록 요청한 것은 모델별로 수요 예측이 어긋난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5c의 ‘c’가 색상(color)을 의미한다고 밝혔지만, 출시 전부터 시장에서는 중저가 보급형 모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통신사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으면 아이폰 5c 가격은 549달러인데, 이는 아이폰 5s와 차이가 100달러밖에 나지 않는다. 100달러 전후의 저가 단말기가 쏟아지는 신흥 시장에서는 아이폰 5c는 가격면에서는 고가인 셈이다.
본토인 미국에서도 아이폰 5c의 판매량은 아이폰 5s보다 크게 뒤쳐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된 전체 아이폰 중 아이폰5s가 64%를 차지했다. 아이폰5c는 27%로 아이폰5s가 2.3대 판매될 때 아이폰5c는 1대꼴로 판매되는 데 그쳤다.
이에 아이폰 5c가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아이폰 5s의 보조 역할만 하고 있다고 현지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는 애플이 새 아이폰을 출시하면 기존 아이폰이 남는 수요를 받쳐주던 것과 유사하다. 애플은 아이폰 5s를 출시하면서 기존 정책을 바꿔 아이폰 5를 단종하는 대신 아이폰5c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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