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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것 그대로의 ‘단테의 신곡’…창극 · 마임 · 클래식으로
연출 한태숙·작가 고연옥
내달2일부터 ‘해오름…’ 공연


국내 최초로 단테의 ‘신곡’을 한태숙 연출과 고연옥 작가가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장이 ‘국가브랜드 공연’ 프로젝트로 삼아 지난해 1월부터 2년 가까이 준비한 대작이다.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레이디 멕베스’ 등 전작을 통해 강렬한 미장센 연출의 대가임을 입증한 한 연출과 ‘칼집 속에 아버지’ 등을 집필하며 신화와, 인간 무의식과 원형성을 탐구해온 고 작가의 만남이어서 공연계의 관심은 증폭됐다.

‘단테의 신곡’은 창극ㆍ마임ㆍ클래식 등 온갖 장르예술을 한 덩어리로 버무린 총체극이다. 한 연출은 “작품의 원론적인 부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더 강렬한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우리 소리와 음악ㆍ미술적 표현이 물려 ‘신곡’의 부피감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총체극이 식상한 공연도 있었는데, (이 작품은) 고전의 현대성을 제안할 수 있는 작품이 되겠다”고 말했다.

고 작가는 “아파트가 1층이라서 뛰어내리지 못했다”는 말로, 지난한 집필 과정의 고충을 전했다. 이탈리아 시인이자 정치인 단테(1265~1321년)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 ‘신곡’은 주인공 단테가 지옥ㆍ연옥ㆍ천국을 여행하며 듣고 본 이야기가 100편의 시로 엮였다. 각 행에 11음절씩 모두 1만4233행으로 구성한 방대한 작품. 고 작가는 “비교적 원작에 충실했다. 원작을 읽을 때 느꼈던 모호함, 질문, 혼돈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고전으로서의 보편성의 무게를 드러내 주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창극 ‘장화홍련’과 ‘안티고네’에서 한 연출과 호흡을 맞췄던 홍정의 작곡가가 음악을 맡았다. 국악을 현대적으로 쓴 곡이 전체 음악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성악ㆍ클래식ㆍ록ㆍ일렉트로닉 등이 곁들여지며 15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인물은 평면적이지 않다. 원작에서 천사 같은 베아트리체는 힘 있게 단테를 윽박지르기도 하는 등 현대적 인물로 변형됐다. 천사도 우아한 흰 날개를 단, 상상 속의 모습이 아니라 우람한 체형으로 묘사된다.

배우 박정자가 ‘지옥’편에서 남편의 동생과 사랑에 빠지는 애욕의 여인 프란체스카를, 정동환이 단테의 스승인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연기한다. 공연은 다음달 2~9일 서울 장충동2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뵌다. (02)2280-4114~6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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