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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수비 두마리 토끼 잡은 홍명보호, 남은 퍼즐은?
출범 3개월이 넘도록 이렇다할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던 홍명보호가 10월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공격과 수비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꼭 8개월. 완성된 밑그림을 바탕으로 남은 퍼즐을 맞추는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 평가전에서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의 연속골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달 10일 크로아티아전(1-2패)과 12일 브라질전(0-2패)의 2경기 연속 패배의 아쉬움을 씻고 모처럼 기분좋은 승전보를 전했다. 홍명보호 전적은 2승3무3패가 됐다. 대표팀은 다음달 15일 스위스와 평가전을 앞두고 재소집된다.

▶브라질전 ‘수비’-말리전 ‘공격’ 두마리 토끼 잡았다=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수비의 틀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대표팀은 말리전서는 기대했던대로 공격 해법을 찾는 데 성공했다. 말리전 이전까지 7경기에서 6골에 그친 한국은 이날 이근호(상주)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구자철을 섀도 스트라이커, 좌우 날개에 손흥민과 이청용(볼턴)을 배치한 뒤 수시로 4명이 자리를 바꿔 기회를 만들도록 했다. 외형적으로는 4-2-3-1 포메이션이지만 사실상 제로톱 전술에 가까웠다. 믿고 맡길 원톱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꺼내든 카드.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이근호가 부지런히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고 손흥민과 위치를 바꾸면서 수비진을 혼란케 했고, 이청용은 ‘흔들고 찌르는’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잠자던 공격 본능을 깨웠다. 손흥민은 1-1로 시작한 후반 1분 이청용의 절묘한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연결, 시원한 역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이날 2도움을 기록한 이청용 역시 클래스가 다른 현란한 테크닉으로 홍명보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특히 후반 12분 수비수 3명을 벗겨내는 드리블로 페널티지역으로 침투, 김보경에게 완벽한 골찬스를 제공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왼쪽 풀백 김진수(니가타)는 탄탄한 수비와 오버래핑으로 ‘포스트 이영표’로 자리매김했다. 김진수의 가세로 오른쪽에 치우쳤던 공격 무게가 좌우 밸런스를 잡은 것도 큰 수확이었다. 기성용(선덜랜드)-한국영(쇼난) 조합은 전방에 질좋은 패스를 뿌려주고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며 더블볼란테 ‘제1옵션’ 자리를 꿰찼다. 


▶‘남은 퍼즐’ 세트피스 수비와 원톱 공격수=고질적인 문제들은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브라질전에 이어 이번에도 프리킥 상황서 실점하며 세트피스 수비 취약점을 드러냈다. 전반 2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험지역에 있던 모디보 마이가(웨스트햄)를 놓치는 바람에 허무하게 선제골을 헌납한 것.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한 방에 분위기를 뺏긴다는 점에서 세트피스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약속된 수비와 선수간의 호흡,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원톱 공격수는 여전히 빈칸으로 남겨졌다. 홍명보호가 출범 후 기록한 9골 가운데 원톱의 발끝에서 나온 골은 하나도 없었다. 이날은 제로톱이 효과를 봤지만 원톱 해법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복안이 궁금하다. 홍 감독은 “박주영 역시 우리 팀에 남아 있는 일원 중 하나다. 앞으로 계속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해, 비어있는 원톱의 주인으로 향후 대표팀 선발 가능성을 남겨뒀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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