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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을 바라보는 세가지 시선 …자산가격 연구한 美경제학자 3명 노벨경제학상
[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연구에 공헌한 미국 학자 3명이 차지했다. 시카고대의 유진 파마(74) 교수와 라스 피터 핸슨(61) 교수, 예일대 로버트 실러(67)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공동 수상자들이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은 아주 다르다. 유진 파마 교수가 ‘시장은 효율적’이라는 걸 전제로 자산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찾아내는 연구에 매진한 반면, 로버트 실러 교수는 시장의 비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라스 피터 핸슨 교수는 효율성과 비효율성을 모두 인정하면서 금융시장의 예측할 통계적 도구 개발에 탁월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의 절묘한 선택이라 할 만하다.

▶파마,효율시장 이론의 아버지= 파마 교수는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면 한번 쯤은 그의 연구 논문을 접한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효율적 시장이론’의 주창자다. 시장은 효율적이기 때문에 투자자는 이미 모든 정보를 갖고 있고, 그 정보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주가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게 핵심이다. 유럽판 월스트리트저널(WSJE)은 전문 투자자와 초보자, 원숭이 등 세 그룹이 추천한 주식 종목에 투자한 결과 원숭이가 선두를 차지했다는 재미있는 결과를 보도한 적이 있다. 이 실험의 이론적 기반이 바로 파마 교수가 기틀을 다진 효율시장 이론이다.

이 이론으로 그는 금융시장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이른바 ‘능동적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되두되면서 ‘인덱스펀드’와 같은 수동적인 금융 상품이 유행하게 된 것도 파마 교수의 영향이다.

▶실러, 동물적 야성이 시장을 움직인다= 반면 로버트 실러 교수는 금융시장의 비이성적인 행태와 함께 인간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동물적 야성’(animal spirit)에 의해 움직인다고 봤다.

2000년 이코노미스트지에 의해 그 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비이성적 과열’이란 책에서 실러 교수는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을 경고했다. 그 후 ‘IT 버블’이 꺼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고 ‘불행하게도’ 그의 예견은 적중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래서 실러 교수를 ‘카산드라’(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는 트로이의 공주)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최근 금융위기에 대해 ‘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금융 시스템의 실수와 불완전성을 반영한다”며 “금융이 현대문명을 이끌고 있으며 인류에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핸슨, 자산가격 예측 틀 제공= 라스 피터 핸슨 교수는 계량경제학에서 널리 활용되는 ‘일반적률추정법’(GMM)을 고안한 학자로 유명하다. 핸슨 교수의 수업이 너무 어려워 수업이 끝난 후 학생이 “그런데 GMM이 뭐예요?”라고 물은 일화도 전해진다.

그는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교수와 함께 ‘합리적 기대이론’을 연구하기도 했다. 파마 교수가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면 핸슨 교수는 자산가격이나 경제변수의 중장기적인 추정치를 추론하는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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