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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시대 첫 국감...화상국감 외면하고 몸소 달려간 국회의원들
세종시 국감 시대가 열렸다.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처음 내려간지 3년 만의 일이다.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국토교통위 세종시 국감장은 훈훈한 인사말이 자주 오갔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려가 일하는 공무원들의 노고를 몸소 겪은 국회의원들도, 이날 만큼은 호통과 큰소리보다는 덕담을 먼저 건낼 수 밖에 없었다.

서울에서 차로 왕복 세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수고는 KTX특실이나 검은색 대형 새단 뒷자석에 앉은 국회의원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였다. 심지어 점심시간에는 밥 먹을 곳을 찾아 차로 30여 분 떨어진 유성까지 달려가기도 했다.

그래서 국무총리실을 감사한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오후 8시가되자 서둘러 회의를 마쳤다. 밤 10시, 때로는 자정 넘어까지 진행하기 일쑤인 국감이지만, 예약해둔 KTX를 놓칠 수 없기에 나온 고육지책이다. 놓치면 하룻 밤 묵을 곳조차 마땅치 않은 세종시의 열악한 환경이 만든 진풍경이다.

같은 시간 세종시에서 국감을 진행한 국토교통위 의원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교토국통위는 15일까지 계속 세종시에서 국감을 진행하도록 일정을 잡은 까닭에 상당수 의원들은 주변 모텔이나 호텔에 일찌감치 짐을 풀었다.

그러나 이들이 잡은 숙소 대부분은 세종시가 아닌 대전이였다. 하룻 밤 묶을 곳 조차 아직 변변치 않은 까닭이다.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4대강 문제로 고성까지 오간 치열한 국감 첫 날을 보낸 의원들과 보좌관들은 또 다시 차를 타고 30여 분을 이동해야만 했다.

하지만 서울 여의도 국회와 세종시 정부청사를 연결한 화상회의 시스템은 이번 국감기간에도 예약건수 ‘0’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대회의실과 세종시 청사를 연결해놓은 1회선의 시범망은 오픈한지 이미 3달이 넘었다. 국회와 정부가 수십 억원의 혈세를 들여 만든 시스템은 무용지물이다. 이 사이 의원들의 왕복 교통비, 숙박비 명목으로 또 다른 국민의 혈세는 사용되고 있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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