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1C 아시아의 감성, 16C 명화를 만나다
태국작가 나티 우타릿 첫 한국展
사랑스러운 아기사슴 한 마리가 어둑시근한 실내공간에 들어와 있다. 여유롭고 나른한 게 바로크 시대 서양 명화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그림을 그린 작가는 태국의 나티 우타릿(43)이다. 우타릿은 동남아시아 작가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가 ‘우스꽝스러운 낙천주의’라는 타이틀로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연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대표 조정열)에서 개막돼 11월 3일까지 열리는 작품전에 작가는 올해 시도한 새 연작 등 18점의 대작 유화를 내놓았다.

우타릿은 16~17세기 서양회화의 기법을 오늘로 불러내 작업한다. 여기에 현대 태국의 정치ㆍ사회적 문제를 슬쩍 건드리고 있다. 또 아시아인의 가치관과 생활태도도 다룬다. 그러나 직설화법이 아니라, 현실과 허구 사이를 오가며 이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때문에 작품을 곱씹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나티 우타릿 Innocence is Underrated. Oil on linen.180×160㎝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스스로를 ‘실존주의자이자 염세주의자’로 분류하는 우타릿은 오늘날의 사회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다고 했다. 따라서 그 같은 혼란을 뚫고 진실과 맞닿으려면 약간의 비관적ㆍ비판적인 시선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 때문인지 그의 그림에는 엉뚱한 요소가 적지 않다. 최근 수년간 고국을 휩쓸었던 정치적 혼란을 겪은 그는 내적인 혼란과 모순을 회화를 통해 탐구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회화는 고전명화처럼 매끄러우면서도 알 수 없는 묘한 여운을 선사한다. (02) 2287-350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