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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행복하지 못한 일본인 이야기…100개국 여행 통해 그린 행복지도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행복’을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한 사람이 있다. 10년 동안 무려 100개국을 돌아다녔다. 일본인 메자키 마사아키(目崎雅昭ㆍ45) 씨. 그는 인간의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도, 철학자도 아닌 그냥 좀 잘나가는 직장인이었다.

메자키 씨는 한때 세계적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서 사내 최고 수익률을 올린 적이 있는 금융파생상품 트레이더였다. 그는 입사 후 5년이 흘러 문뜩 정신을 차려보니 “돈이라는 악마에 영혼을 반쯤 빼앗겨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너무 불행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결국 그는 냉혹한 금융의 세계를 떠났다. 2008년 세계 경제를 뒤흔든 ‘리먼 사태’가 있기 10년 전 일이다. ‘국가는 부유한데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원제: 행복도상국 일본)’ 저자 메자키 씨의 조금 특별한 인생 스토리다.

‘국가는 부유한데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메자키 마사아키 지음,신창훈 옮김/페이퍼로드)는 행복하지 못한 일본인들과 일본의 사회ㆍ의식구조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자가 100개국을 여행하며 그린 ‘행복지도’다.

국제기구들이 발표하는 국가별 행복지수를 보면 일본은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외면 지표’ 중심의 행복지수 순위에서는 최상위에 올라 있지만 ‘내면 지표’ 즉,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라는 물음으로 매긴 순위에서는 후진국 수준으로 떨어진다.

일본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나라가 한국과 대만 등 유교문화권의 동아시아 국가와 구(舊) 공산권 국가들이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개인의 행복보다는 집단과 사회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개인의 생각과 행동을 판단하고 제약하는 사회’라는 점에서 아주 비슷하다. 가령 연령이나 남녀의 차이 같은 것이 개인의 생각과 행동을 규정하는 절대 기준이 된다. 그래서 경제 발전에도, 국민의 행복 수준은 거기에 못 미친다는 게 저자 메자키 씨의 주장이다.

현재 일본은 북유럽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선진국 못지않은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국도 조만간 선진국 복지 수준에 근접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도대체 왜 그런지 따져봐야 한다. 일본의 ‘행복 이야기’는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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