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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것 만들되 디자인속에 스토리와 상상력을 녹여라”
‘헤럴드디자인토크’ 게리 카드 · 카스텔바작…두 거장이 젊은이들에게 던진 메시지
게리 카드
핫핑크 재킷입고 한국말로 인사 건네
디자인에서의 상상·실험·놀이 강조
“H&M 팝업스토어 디자인도 놀이에서 시작
큐브같은 새로운 개념의 공간 창조”

장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
버버리 레인코트 뒤집어 입고 파격 등장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좌중 압도
“미디어로 복사된 이미지 횡행하는 시대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이너 되길”



“디자인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단지 새롭기만 한 것이 아닌, 디자이너의 스토리와 상상력이 가미될 때 창의적인 디자인은 완성됩니다.”

한 쪽은 한 시대를 풍미한 디자인계의 거물, 다른 한 쪽은 새롭게 떠오르는 무서운 신예.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인 장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과 게리 카드가 디자이너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하나였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되, 그 안에 자신의 스토리와 DNA를 녹여라’는 주문이었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토크’에서 두 디자이너는 자리를 가득 메운 500여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자신의 디자인에 녹아있는 삶의 경험과 스토리에 대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자인은 상상, 실험, 그리고 놀이…게리 카드=첫 연사로 핫핑크 재킷을 입고 등장한 게리 카드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청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세트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그는 자신의 삶이 어떻게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공상만화를 읽고, 그림을 그리며 상상을 하는 시간을 좋아했다는 그는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이후, 자신이 꿈 꾼 상상을 현실로 옮기는 실험을 해왔다고 했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재가 자신의 실험 재료”라며 “이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버커루 게임(물건을 계속 쌓아올리는 게임)을 예로 들며 자신의 작업 중 여성에게 꽃을 어디까지 쌓아올릴 수 있는지 시도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또 H&M의 팝업스토어 디자인을 제의받았을 때도 내ㆍ외부를 어떻게 가지고 놀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 결과 배열을 매번 다르게 만드는 큐브와 같은 형태로 분해하고 접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상상과 실험, 놀이가 함께 조화될 때 창의성이 나온다는 그는, 그러면서도 이 모든 작업의 근본에는 작가의 스토리가 담겨있어야 한다고 했다.

곧바로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권태감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에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추구하기 때문에 권태를 느낄 시간이 없다”며 “1년 중 유일하게 따분한 시간은 크리스마스 정도”라며 재치있게 답했다. 작업이 잘 안 풀릴 때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걸림돌이 있으면 고민해봤자 안된다”며 “문제를 생각하지 말고 잠시 피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에 조금 쉬어가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헤럴드디자인토크가 9일 오후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열린 가운데 영국 디자이너 게리 카드(왼쪽)와 프랑스 디자이너 카스텔바작이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디자인은 상상, 영혼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카스텔 바작=게리 카드의 강연 후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카스텔바작은 등장하자마자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했다. 그는 “시와 음악과 디자인의 공통점은 상상력을 기반으로, 영혼을 풍요롭게 만들며, 활기찬 박동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최근 자신이 시와 음악에 영감을 받아 기획했던 80번째 패션쇼 영상을 통해 강연을 시작했다. 영상이 끝나자 다시 무대에 등장하며 버버리 레인코트를 뒤집어 입고 나온 그는 창의성을 위해 기존의 사고방식을 전환시킬 것을 강조했다.

그는 갑자기 흰 봉투를 꺼내 이 안에 피카소의 흔적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모든 청중의 시선이 집중된 봉투에서는 머리카락이 나왔고 그는 피카소의 머리카락이라고 소개했다. 순간 청중들의 술렁임이 느껴지는 것도 잠시 그는 곧 “이 머리카락은 내 것이며 당신들은 모두 속았다”며 “하지만 순간 당신들이 느낀 동요, 감정 등이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상상력이라며 여러분도 대중에게 상상을 통해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질의응답에서도 그는 창의성과 진정성, 사회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 모인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이 미디어의 발달로 복사된 이미지가 횡행하는 현 시대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적 의미를 추구하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영혼을 풍요롭게 만드는, 인간을 사랑하는 디자이너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상범ㆍ이슬기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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