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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그윽한 쪽염색에 빠져보세요" 김정화의 ‘백성의 색-쪽’展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우리 고유의 전통적 직물염색법을 20여년간 연구해온 염장(染匠) 김정화(57)씨가 개인전을 연다. 김씨는 ‘백성의 색-쪽’이란 타이틀 아래 쪽빛 직물과 회화작품, 전통염색법을 소개하는 전시를 오는 20일까지 서울 명륜동의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지난 2011년 ‘왕의 색-대홍’에 이어 두 번째 색깔기획전으로 꾸민 이번 작품전에는 전통 염색법에 의한 청보라색, 남색, 청색, 벽색(옥색) 등 옛 서민과 선비들이 가장 즐겨 쓰던 남색 계열의 색을 체계적으로 구현한 직물자료 100여점이 출품됐다.
쪽 풀을 이용한 맑고 밝은 벽색(오간색)에서부터, 저명도·저채도의 깊이 있는 남색(오정색)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출품작은 김씨가 전국을 누비며 구전으로 내려오는 다양한 염색방법을 직접 체득해 만들어낸 것들이다.
 

특히 근래에는 멸종된 ‘청두’식물을 이용한 염색직물의 실물자료와 염색방법의 채록자료가 국내 최초로 전시돼 관심을 모은다. ‘청두’식물은 1960년대까지 토함산에서 야생했던 것으로, 이 식물을 이용한 염색은 영남지방에서 해방 이전까지 활용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쪽색 바탕 위에 황색을 덧 염색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녹색 직물의 색상별 색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한 녹색직물 30여점도 선보인다. 녹색 직물은 견뢰도(색상 안정도)와 실용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현대 화학염료가 구현하지 못하는 전통 녹색의 상품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전통 쪽 염색과 녹색 염색으로 만든 다양한 회화작품도 출품해 섬유예술의 또다른 장르를 제시하고 있다.

김정화씨는 “쪽색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높은 기개와 청렴을 뜻해 옛 조상들이 가장 널리 활용해온 대표적인 색깔로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고 했다. 이어 “전통 염법(染法)은 일제 강점기에 명맥이 끊긴 데다, 편리한 화학염료의 등장으로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화학염료가 구현하지 못하는 깊이있고 친밀한 색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꼭 발전 계승해야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1976년부터 경북 영천 농업기술센터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던 전국의 전통염색법을 구현하며 이를 체계화했다. 동시에 옛 방식의 채록자료집도 발간 중이다. 1996년부터 시작된 그의 천연염료 강좌를 거쳐간 수강생도 1만명에 달한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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