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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은숙의 아르스노바…11일 뮈라이 신곡 아시아초연
“현대음악이라고 하니 어려워하는데, 한국에선 흔치 않은 음악, 새로운 거, 재밌는 거, 신기한 거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52ㆍ사진)이 음악계의 동시대 경향을 소개하는 ‘아르스노바’가 올해로 8년째다. ‘음악과 색채’를 주제로 한 올 가을 무대에선 모두 한국 초연곡들이 채운다.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선 영국 작곡가 줄리언 앤더슨의 ‘시간의 책’과 프랑스 작곡가 트리스탕 뮈라이의 피아노 협주곡 ‘세계의 탈주술화(脫呪術化)’가 아시아에서 초연된다. 또한 앙리 뒤티외의 ‘메타볼’이 국내서 초연되며, 난해함 때문에 국내서 잘 연주되지 않았던 드뷔시의 ‘유희’도 선뵌다.

‘세계의 탈주술화’는 서울시향이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과 공동 위촉한 곡이다. 진은숙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뮈라이는 전자음악의 스펙트럼을 분석, 미시적인 것을 뽑아 사용하는 ‘스펙트럼 음악’의 대표주자다. 스펙트럼 작곡기법이 70ㆍ80년대 유럽을 휩쓸었는데, 독일식 현대음악보다 훨신 귀에 익숙하고 쉽게 다가간다”고 소개했다. 또 “2009년에 윤이상 작곡 콩쿠르 심사를 맡았을 때 처음 만났다. 피아노협주곡을 의뢰받았다는데 마침 아시아 파트너를 찾고 있더라”며 위촉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음악 전문가인 스위스 지휘자 티에리 피셔가 지휘를, 신예 피아니스트 프랑수아-프레드릭 기가 협연한다. 공연 시작 40분전서부터 진은숙이 무료로 해설한다.

현대음악은 유럽과 비교해 국내선 크게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난해하고 지루한 면이 있어 청중에게 인기가 없다. 진은숙은 “8년전 프로그램을 짤 때부터 청중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음악에서 뭔가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음악으로부터 위로받는 감정적 차원이 아니라 정보를 얻는 지적인 부분이 있다. 현대음악은 베토벤 ‘운명’, ‘합창’, 말러 교향곡 2번 같은 곡에선 느낄 수 없는 것을 갖고 있다. 현대음악에서 옛날 음악을 통해 충족시켰던 걸 기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아르스노바만 오는 사람도 있다. 재미있다고 한다. 저희한테는 큰 성과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받는 후원금을 올해부터 5000만원씩 3년간 1억5000만원 전액을 ‘아르스노바’에 지원한다. 서울시향 예산만으로는 다 충당할 수 없다. 돈을 생각하고 이 일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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