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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콕콕-진격! 1942 for Kakao]'복고풍 게임시대' 비행기 슈팅마저 '돌풍'
1942, 1945시리즈 연상케하는 게임성 인상적 … 30대 게이머 향수 노린 마케팅 전략 적중
1942라는 숫자가 게이머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각별하다. 이 숫자는 보자마자 어떤 게임을 떠올리게 되는 마력이 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배틀필드', '콜 오브 듀티'나 '메달 오브 아너' 등 다양한 게임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 만큼 많은 게임들이 1942년 즉, 세계 2차대전을 소재로 개발됐다.
그런데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 30대 이상 게이머들에게 1942라는 숫자를 보여 주면 십중팔구 오락실 한 켠에 자리잡았던 아케이드 게임 '1942'를 떠올린다. 오죽하면 세계 2차대전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락실게임이라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 영향력이 얼마나 되는지 미루어 짐작해 볼만하다.
1984년 캡콤이 개발한 이 게임은 가정용 게임기기 '패밀리'의 보급과 함께 전 세계로 확산, 정확한 통계가 어려울 정도로 많이 팔린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탓일까. 수 많은 아류작들이 쏟아지고, 패러디 작품들이 범람하면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기에 이르렀다. 다양한 게임들이 1942의 후예를 자처하며 시장에 나왔지만 실제로 그 관계는 모호하다.

 

   
아케이드와 PC게임 시장이 잠잠한 최근에는 모바일게임에 종종 얼굴을 비치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리고 지난 9월 17일, 1942의 '후속작'을 자처하며 등장한 타이틀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모바일게임'으로 개발됐다. 게임의 공식 명칭은 '진격! 1942' 과연 과거 1942의 명성을 뛰어넘어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지울 수 있을까.

정통 비행슈팅 장르의 품격
'진격 1942'는 세계 2차대전의 일부인 태평양전쟁을 배경으로 비행기를 조작하면서 즐기는 슈팅게임이다. 게임은 정통 비행슈팅게임이 보여주듯, 강제 종스크롤로 배경이 흘러가는 가운데 적 비행기들이 날아다니는데 비행기들을 많이 격추하면서 고득점을 올리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적 기체가 쏘는 총탄에 부딪히거나 적 기체와 충돌하면 비행기는 손상되며, 특정 게이지(HP)가 모두 소진되면 게임은 끝나는 식이다.

 

   
전형적인 정통 비행슈팅 장르의 틀을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카카오게임하기를 만나 모바일 특유의 게임성이 추가된 점에 차이를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일종의 이용권인 '출격권'이 생기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거나, 친구를 초대해 좋은 기체를 받는 점, 그리고 친구들과 랭킹을 겨루는 점 등이 원작과는 차별화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스테이지 기반 차별화 전략
'진격 1942'는 한 스테이지를 진행하다가 스테이지 말미에 보스가 등장한다. 제 1스테이지 끝부분에는 항공모함이 등장하면서 수 많은 총탄들을 쏟아낸다. 비행슈팅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쉽게 피할 수 없는 패턴들이 쏟아진다.
특히 게임 내 밸런스 자체가 강화를 어느 정도 끝낸 기체나 상위급 기체를 위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기본 기체로 클리어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2스테이지 부터는 아예 기본 기체만으로는 일반 적들도 상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이도가 올라간다. 때문에 더 많은 스테이지를 플레이하고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반면,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해 추가된 소셜 콘텐츠 즉 점수 경쟁 시스템은 '스테이지 클리어'가 목적이던 원 게임성에서 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하기 위한 형태에 가깝다. 이는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지 못하더라도 지인들 보다 점수가 높으면 괜찮다'는 방법으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반면, 지인들과의 점수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이 더 나은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 다음 스테이지까지 진행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어 인상깊다.

기체 구매와 강화 사이
게임내 부가 콘텐츠인 강화와 업그레이드를 보면 이 게임의 성격이 좀 더 디테일하게 드러난다. 우선 가장 먼저 아케이드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체들이 카카오게임하기 버전에서는 구매해야만 획득할 수 있는 기체들로 변경됐다. 아케이드나 가정용 기기에서는 플레이어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서 기체를 선택하고 클리어 하는 재미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반드시 구매해야만 기체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이렇게 구매한 기체들은 격납고를 통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는 기체 체력과 무기, 스킬 총 단계로 진행되는데, 업그레이드에 따라 기체 성능이 천차만별로 변한다. 특히 1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최소 무기 3단계에서 4단계까지는 업그레이드해줘야 기본 화력을 버텨낼 수 있다. 물론 더 높은 단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모든 업그레이드를 끝내야 한다.
상점에서는 게임에 유용한 몇몇 아이템을 판매한다. '강화장갑' 출격시 1회에 한해 HP를 올려주는데, 체감상 일반 HP에 비해 약 2배 정도 HP가 늘어난다.
부가적으로 화면 상의 총알을 모두 지우고 잠시 동안 무적으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인 융단폭격과 보조기체들을 소환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모두 한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제한적인 수량만 사용할 수 있다.

터무니 없는 난이도에 경악
'진격 1942'는 기자가 해 본 슈팅 게임 중 가장 터무니 없는 난이도를 자랑한다. 한 화면에 수천개 총알이 빗발치는 탄막 슈팅게임도 이 게임보다는 쉽게 느껴질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주인공 기체 크기가 너무 큰 점을 들 수 있다. 보조 기체까지 합치면 가로 화면 사이즈의 3분의 1비중을 아군 기체가 차지한다. 반면 날아오는 탄막들의 크기는 픽셀 단위이며 소위 '숨구멍'이라고 불리는 생존 픽셀이 거의 없는 편이다.
특히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사이 어느새 빠른 기체가 돌진해와서 아군을 박고 지나간다.

 

   
왠만한 비행슈팅게임 마니아들도 두손 두발 다 들게 만들 만한 난이도다. 터치 화면으로 조작하는 게임 특성상 유저의 손가락이 날아오는 기체들의 탄환을 가리게 되기 때문에 탄막을 파악하기도 까다롭다.
반면 게임의 진행 속도는 가히 '라이덴'과 같은 일반 슈팅게임 수준이어서 빛처럼 떨어지는 탄막들을 순식간에 처리하지 않으면 뒤이어 득달같이 달려드는 자살특공대들의 제물이 되기 십상이다.
그 결과 업계 지인들중에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은 기체로 스테이지 1을 통과하는 사람들 보기가 어려웠으며, 현재 게임업계 지인들로 구성된 기자의 카톡 순위 랭킹에서도 스테이지1을 통과한 사람은 손에 꼽을만큼 적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부자들만 하는 게임 vs 능력자들을 위한 게임
이 게임을 놓고 유저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게임을 평가하는 유저들을 보면 가장 큰 인식은 '현실게임'이라는 것이다. 워낙 난이도가 높은 탓에 돈을 쓰지 않으면 게임을 클리어하기 어렵고, 특히 기체와 같이 일부 아이템을 돈을 쓰고 구매한 상황에서도 업그레이드를 하고 보조기체 소환, 융단폭격 구매해야 하는 등 기본 소모 비용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한 게임을 정상적으로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융단폭격 아이템 (400별,20개), 보조기체 아이템 10개(400별,20개), 후속출격 아이템(2,500별), 강화장갑 아이템(800별)을 기본적으로 갖고 플레이 해야 하나, 보통 한 게임에 얻을 수 있는 별은 약 500개에서 1,000개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 계산으로 5~6판을 플레이 한 뒤에서야 정상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기본 준비를 위해서 '별'을 많이 소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높은 난이도로 인해 비행슈팅 마니아들이 도전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도 공존한다. 장르 마니아들이 모여 있는 동방프로젝트 카페 유저 '스키카나에'은 "다른 의미에서 '도돈파치 대왕생'급 난이도에 견줄 만한 게임"이라며 "노 데미지 클리어에 도전하고픈 욕구가 샘솟는 게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작이 어려워 안드로이드 전용 조이패드와 같은 부가 아이템이 필수"라며 "며칠 붙잡고 있으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일범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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