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넥센 vs 두산, 키워드로 본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가슴 설레는 가을잔치가 시작된다.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를 시작으로 화려한 팡파르를 울린다. 삼성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한국시리즈(7전4승제)에 직행했고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LG는 지난 5일 두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5전3승제) 진출권을 따냈다. 준PO에서 맞붙을 3위 넥센과 4위 두산의 시즌 상대 전적은 넥센의 9승7패 근소한 우위. 지난해까지 22번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PO에 오른 것은 모두 19차례, 86.3%의 확률이다. 2위 탈환 싸움에서 패퇴한 넥센과 두산 중 누가 먼저 충격을 털고 준PO 1차전을 잡을지가 관건이다.

▶박탈감=축제가 돼야 할 준PO 무대가 갑자기 ‘패자들의 전쟁’이 됐다. 프로야구 32년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최종일에 2,3,4위 주인공이 정해진 가운데, 꼴찌 한화에 패해 PO 직행권을 놓친 넥센과 LG에 역전패한 두산이 충격패의 후유증을 추스를 새도 없이 준PO 1차전에 돌입한다. 충격파의 질량으로 따지면 두산 쪽이 더 우울하다. 두산은 5일 라이벌 LG와 정규리그 최종전이자 2위 결정전서 홈런 2방으로 먼저 기선을 제압하고도 뒷심 부족으로 패해 다잡은 PO 직행 티켓을 내줬다. 게다가 선발 노경은과 유희관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고도 무릎을 꿇어 충격은 배가 됐다. 넥센도 한화에 1-2, 1점차로 지며 눈앞에 있던 2위 자리를 빼앗겼다. 결국 어느 팀이 먼저 PO 직행 실패의 박탈감을 극복하느냐에 따라 준PO의 향배가 정해질 전망이다.

▶방망이=타격에 관한 한 양팀 모두 시리즈 최강을 자부한다. 준PO에서 얼마만큼 ‘미친 화력’을 터뜨려줄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예정이다. 두산은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선이 없을 만큼 상하위 모두 폭발력이 있다. 한 때 팀 타율이 3할을 넘기기도 했던 두산은 팀타율 0.289로 1위를 차지했다. 홈런은 4위(95개)에 그쳤지만 팀 2루타 1위(217개), 팀 3루타 2위(37개), 팀 타점 1위(654개)에 등극할 만큼 빼어난 장타력과 집중력을 과시했다. 넥센은 이택근(타율 0.287), 박병호(0.318), 강정호(0.291)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9개 구단 중 최고다. 여기에 올시즌 15홈런 70타점으로 맹활약한 김민성을 박병호와 강정호 사이에 배치해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높였다. 2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제패한 박병호가 5개, 강정호가 4개, 김민성·이성열이 각각 3개를 터뜨리는 등 넥센 타자들은 두산과의 경기에서만 홈런 20개를 날려 13개에 그친 두산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다만 김민성이 정규리그 마지막 5경기서 18타수 2안타로 페이스가 떨어진 점이 다소 걱정거리다. 두산은 마운드의 힘이 약한 탓에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이기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있다. LG와 최종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취점을 뽑아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고 또 재역전마저 어렵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마무리=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없는 두산과 큰 경기 경험이 적은 마운드를 보유한 넥센. 어느 쪽이 유리할까. 두산은 이렇다할 소방수 없이 ‘집단 마무리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큰 경기서 확실한 마무리 없이 경기를 운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고심을 거듭한 김진욱 두산 감독은 정재훈과 윤명준에게 포스트시즌 마무리를 맡긴다는 뜻을 내비쳤다. 2년차 윤명준은 올해 제몫을 해줬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통산 135세이브를 기록한 11년차 베테랑 정재훈은 경험은 많지만 최근 몸상태가 좋지 않아 고민이다. 넥센엔 올시즌 구원왕(46세이브) 손승락이 있다. 하지만 손승락 역시 큰 경기 경험에서 밀린다. 주자를 내보내는 비율이 높은 손승락이 두산의 ‘발야구’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