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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K - 디자인 열풍, 왜?
한국의 디자인, K-디자인이 세계로 날아오르고 있다. 적지 않은 디자이너가 저마다의 빼어난 작업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또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디자인 공모전과 컨테스트도 잇따라 석권하고 있다. 북유럽 디자인, 영국 디자인, 일본 디자인에 이어 K-디자인이 각광받을 날이 곧 도래할 듯하다.

특히 젊은 디자이너의 약진이 눈부시다.

보통 나무보다 현저히 가벼운 발사나무로 ‘지구촌에서 가장 가벼운 나무의자(1.3체어)’를 만든 김기현(35)이 좋은 예다. 한손으로 너끈히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가뿐(1.28㎏)한 이 의자는 런던 디자인뮤지움의 ‘2012 올해의 디자인’ 가구 부문 대상 등을 휩쓸었고, 현재 독일 업체가 생산 중이다.

심사위원들은 “젊은 디자이너가 나무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바꿔놓았다”며 무른 소재여서 가구엔 쓰이지 않았던 발사나무를 압축성형해 활용한 점을 높이 샀다.

김기현은 유럽 디자인 스튜디오의 러브콜을 뒤로하고, 한국에서 후배와 ‘디자인메소즈’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전자산업 등에 쏠려있는 우리의 디자인 파워를 가구 같은 생활 분야로 확산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디자이너 김백선의 ‘거시기 머시기, 것이기 멋이기’. 소쿠리, 부채, 버선, 갓 등 선조의 용품에 담긴 DNA를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디자이너 이석우(35)·송봉규(34)가 설립한 디자인 컨설팅그룹 SWBK의 활약도 돋보인다. 이들은 컨설팅 틈틈이 ‘매터&매터’라는 브랜드로 가구도 만든다. 인도네시아의 낡은 집, 고기잡이 목선을 해체해 탁자며 의자를 제작하는 것. 또 서울역사의 폐목재도 사용했다. 사실 낡은 목재를 재공정해 소재로 쓰려면 공력과 시간이 더 든다. 그럼에도 폐목재를 쓰는 것은 오래된 것이 주는 그 특별한 느낌이 좋아서다. 두 사람 또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들은 외국 기준에 목을 매는 것에 반대한다. 서울 스탠더드, 코리안 스탠더드라는 말을 쓰며 우리의 독보적인 디자인을 내놓자고 주장한다

지난 9월 개막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11월 3일)에서 관람객이 가장 찬사를 내뿜는 공간은 주제전이다.

디자이너 김백선(47)은 ‘거시기 머시기, 것이기 멋이기’라는 명제 아래 소쿠리, 부채, 버선, 갓 등 선조의 용품에 담긴 DNA를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옛 전통기물이 실용을 뛰어넘어 조형적 오브제로 드라마틱하게 재해석됨으로써 디자인 요소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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