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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色하나 바꿨을 뿐인데…
혁신 없다던 아이폰5S ‘금빛’ 입고 지구촌 인기몰이…삼성전자 · LG전자도 스마트폰 ‘컬러 경쟁’ 가세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어게인(Again) 2009’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새 스마트폰 예약했던 사람들이 취소하고 ‘골드 아이폰’ 나올 때까지 더 기다리겠다는 반응이에요.”

최근 만난 스마트폰 대리점 및 판매점 관계자들은 ‘아이폰 5S 골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심상찮다고 전했다. 2009년 국내 첫 아이폰부터 아이폰5까지 개통 업무를 담당했다는 서울 중구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4년 전 불었던 돌풍이 떠오를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5%를 밑돌 정도로 싸늘한 취급을 받고 있는 아이폰이 다시 반등할 기미다. 아이폰5S에 64비트 프로세서, 지문 인식, 동작 인식 센서가 새롭게 탑재됐지만 사용자들은 무엇보다 ‘최초의 골드 아이폰’에 빠진 상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 같은 현장 분위기에 국내 제조사도 골드 아이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색(色)의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블랙ㆍ화이트 계열 위주로만 선보였던 애플이 틀을 깨고 나오면서 그동안 다채로운 색을 선보였던 삼성전자와 컬러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있어 색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호에 따라 선택하는 대상이지만, 기업들에는 승패를 좌우하는 또 다른 전쟁터가 된 셈이다. 

왼쪽부터 아이폰 5S 골드, 아이폰 5C 핑크, 갤럭시 S4 골드 에디션, 갤럭시 노트2 핑크, 옵티머스 G 코도반 레드, 모토로라 레이저 스퀘어드.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글로벌 공식 블로그에 ‘삼성폰의 골든 역사(Golden History of Samsung Phones)’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2004년 선보인 아테네 올림픽폰부터 지난 8월 아랍에미리트에 출시한 ‘갤럭시 S4 골드에디션’까지 최근 9년 동안 나온 삼성폰 골드 모델 9종을 열거했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골드 계열 제품만을 선별해 블로그에 올린 것은 갤럭시S4 골드에디션이 아이폰5S 골드를 의식해 내놓았다는 추측이 나온 직후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4 골드에디션이 아이폰5S보다 앞섰고, 골드 색상 역시 삼성전자가 오랜 시간 선점해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실제 아이폰5S 골드가 출시 10분 만에 매진되는 등 신규 아이폰 900만대 판매(사흘간)에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경매 사이트 e베이에서는 51차례의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아이폰5S 골드가 1만100달러(약 1188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유독 금색을 좋아하는 중국이 아이폰5S 1차 출시국에 포함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아이폰5S 골드는 1시간 만에 예약이 완료됐다. 한때 정가(5288위안)의 배를 넘는 1만600위안에 거래가격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아이폰5S 골드 생산량을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국내에서 아이폰5S 골드가 출시되면 그동안 갤럭시 제품에 높은 충성도를 보였던 중장년층이 옮겨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에서도 금색 계열의 휴대전화는 40대 이상 사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전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레이저 스퀘어드’ 100만대 판매량에 일등공신이 된 럭셔리 에디션(18K 금 도금)의 경우 상당수의 중소기업 사장들이 구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골든’도 중년층을 주 타깃으로 삼은 제품이다. 금색인 데다가 폴더폰 디자인에 스마트폰 기능을 구현해 중장년들이 스마트폰을 쉽게 쓸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와 함께 전통적으로 여성 타깃 색상인 핑크 제품 간 대결도 관심 대상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발표 때 핑크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핑크는 대표적인 캔디 컬러로, 사탕에서 볼 수 있는 원색조의 선명한 색상 중 하나다. 활력이 넘친다고 해서 ‘비비드 컬러’로도 불리며, 주로 의류나 액세서리 분야에서 사용된다.

삼성 핑크에 대적할 상대 역시 애플 ‘아이폰 5C’다. 중저가 아이폰으로도 불리며 항간에는 ‘C’가 싸다는 의미의 ‘Cheap’을 뜻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색상을 의미하는 ‘Color’로 밝혀졌다. 아이폰5C는 그린ㆍ블루ㆍ옐로ㆍ핑크ㆍ화이트 등 5개 색상으로 출시됐다. 이 중 현재까지 핑크 색상이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노선을 바꾸기 전까지 국내 시장에서 컬러 경쟁은 ‘삼성 vs. LG’ 구도였다. 삼성전자는 2007년 출시 한 달 만에 10만대를 넘긴 컬러 재킷폰을 시작으로 24가지 색상의 ‘고아라폰’, 형광색 ‘코비폰’을 잇달아 선보인 적 있다. LG전자는 2007년 업계 최초로 14가지 각기 다른 색상을 입힌 ‘컬러홀릭’을 출시하며 컬러폰 트렌드를 주도한 바 있다.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S3’를 발표하면서 ‘페블(조약돌) 블루’ ‘마블(대리석) 화이트’ ‘사파이어(청옥) 블랙’ ‘가닛(석류석) 레드’ ‘마션(화성) 핑크’ 등의 색상을 선보였다.

LG전자도 ‘옵티머스 G’ 후면에 적용된 크리스털 공법(시각과 빛의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효과)에 부합하는 코도반 레드 색상을 출시하기도 했다. 코도반은 색감과 광택에서 최고급 말가죽을 뜻하며, 명품 구두ㆍ가방, 가구, 자동차 등에서도 인기 색상으로 꼽힌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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