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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헌 ‘매직’
청바지 차림 출근에 마술사 변신…
보수적 문화 강한 롯데백화점
‘흥’ 퍼포먼스 접목 변화 유도


파격적인 행보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신헌<사진> 롯데백화점 대표가 이번엔 마술사로 변신, 대중 앞에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가을 정기세일 첫날인 2일 서울 소공동 본점 앞에서 직접 마술쇼를 선보인 것.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롯데그룹 안에서 신 대표는 지난해 2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숨겨왔던 ‘흥’을 다방면에서 표출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신 대표는 이날 미술사 이은결과 함께 약 30분간 100여명의 고객이 관람하는 가운데 마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세일의 주제를 ‘매직’으로 잡은 만큼, 상상이 현실이 되고 평범한 것도 화려하게 변신하는 마술처럼 고객들이 꿈, 즐거움, 감동을 매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백화점이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곳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돼선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마술사로의 변신도 그 연장선상이다. 그는 지난달 경영진 회의에서 “우리의 경쟁상대는 캠핑, 단풍놀이 등과 같은 놀이문화”라며 즐거움 넘치는 백화점과 신명 나는 업무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신 대표는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고객이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선 곳곳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녹여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신 대표의 마술사 변신은 앞서 롯데백화점이 협력사 최고경영자(CEO) 초청 간담회 때 한 차례 시도한 바 있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간담회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기 위한 묘안을 고민하다 마술 시연을 하는 게 좋겠다고 본인이 직접 결심해 무대에 올랐다는 후문.

이선대 롯데백화점 홍보팀장은 “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젊고 패션이 강한 백화점’을 강조해 사내외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신 대표는 딱딱한 정장 차림이 아닌 청바지에 재킷을 입는 등 비즈니스 캐주얼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시대의 흐름이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 캐주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직원들도 이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비즈니스 캐주얼 착장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으며, 남성패션 매출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의 비중을 지난해 57%에서 향후 5년 안에 75%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 대표는 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 소매업자 대회에 참가했을 때도 화사한 색상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보였고, 롯데백화점 직원들도 분홍색, 하늘색이 들어간 옷차림으로 외국 유통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다.

드럼 치는 것을 좋아해 자택에 방음장치까지 완비하고 드럼 연주를 한다는 신헌 대표의 무한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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