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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 · 공중곡예 · 비보잉 ‘ShowKing’
4년만에 다시 한국무대 오른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공중에 매달린 철근 위서 노래
댄서들 성벽무대 오르며 퍼포먼스
헤드스핀·윈드밀 고난도 비보잉도

주연못지 않는 코러스 강렬한 인상
콰지모도 허스키 보이스 청중 몰입


공중에 매달린 철근 위에 선 클로팽(문종원)이 ‘기적의 성당’을 부르자, 댄서가 노트르담 성벽 무대를 암벽등반하듯 타 오르고, 드럼통과 바퀴 달린 바리케이드를 활용한 역동적 군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파워풀한 고음에 맞춰 헤드스핀, 윈드밀 등 고난이도 비보잉 춤이 클라이맥스를 장식하자,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객석은 박수와 환호 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에서 가장 큰 박수갈채가 터진 대목 중 하나다. 홍광호, 윤공주, 마이클리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주ㆍ조연 배우 못지않게 코러스가 빛나는 순간이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원작소설의 배경은 15세기 파리이지만,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는 의상, 조명, 소품, 무대 디자인과 전체적인 연출이 매우 현대적이다. 무대 세트를 바꾸지 않아도 단조롭지 않다. 석상과 기둥의 움직임, 스크린과 조명, 100㎏이 넘는 대형 종, 사선 모양의 쇠창살, 댄서의 군무와 아크로바트만으로 충분히 역동적이고 세련된 무대 변화를 이뤄낸다. 특히 집시 코러스 역할을 하는 댄서의 군무, 독무, 공중곡예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파리 근위대장 페뷔스가 귀족 처녀 약혼녀와 천한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고민하는 대목에선, 페뷔스의 내적 갈등과 괴로움을 댄서의 독무가 대신 표현한다.

콰지모도의 노래에 맞춰 대형 종 안에서 종을 흔드는 것도 댄서의 몫이다. 상당한 분량을 17명의 댄서가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는 의상, 조명, 소품, 무대 디자인과 전체적인 연출이 매우 현대적이다. 댄서가 노트르담 성벽 무대를 암벽등반하듯 타 오르고, 드럼통과 바퀴 달린 바리케이드를 활용한 역동적 군무가 화려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이야기는 시인 그랭구와르가 화자가 되어 이끌어간다.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주교 프롤로의 욕정과 질투, 약혼녀와 에스메랄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파리 근위대장 페뷔스의 위선, 성당 종지기 곱추 콰지모도의 헌신 등 인물 간 관계와 사건이 54곡의 노래로만 이어지는 송스루다.

그랭구와르 역의 마이클리는 첫 장면에서 대표곡 ‘대성당의 시대’를 특유의 미성으로 부르며 청중을 확 몰입시켰다. 콰지모도 역의 홍광호는 프랑스 오리지널팀의 배우처럼 허스키한 목소리를 시도해 특유의 감미로운 음색의 매력이 묻혔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 에스메랄다를 붙들고 부르는 노래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에선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여 무난한 주역을 해냈다. 욕정에 사로잡힌 프롤로 역 최민철의 악역 연기도 저음과 함께 잘 살아났다.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가 아닌 반주녹음(MR)의 한계는 아쉽다. 불어의 비음과 연음으로 이뤄진 오리지널 곡의 ‘멜랑콜리’한 감수성이 한국어 개사 곡에선 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공연은 11월 17일까지다. (02)541-3184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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