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적극적 태도로 핵협상 이끌어낸 이란, 북한에 모범될까
[헤럴드경제 =원호연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전화통화로 미국이이란과의 핵 협상에 본격 나서기로 함에 따라 북한의 핵 협상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34년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의 15분간의 짧은 전화통화는 이란 핵문제의 돌파구를 열고 있다. 양국 정상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게 이란 핵개발 의혹에 대한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해 핵 협상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핵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것은 미국 측이다. 케리 국무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콤시(市) 인근 산악지대에 있는 포르도 지하 핵농축 시설을 국제조사단에게 개방한다면 로하니 대통령이 제시한 3~6개월 보다 이른 시일내 타협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같은 적극적인 태도는 북한에 대해서는 “2ㆍ29 합의 이상의 변화된 증거를 내놓기 전엔 6자회담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 나라가 핵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이같은 ‘차별대우‘는 더욱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 북한과 조약 준수를 외치는 이란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미국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핵 보유에 대한 의지가 훨씬 강한 북한에 미국은 더 강경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북한과 이란은 핵 개발의 단계가 다르다”고 말한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란과 미국의 관계 정상화 여부는 북한의 대미 협상전략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미국은 북한에 “핵무기 포기를 선언하면 경제지원과 적대정책 철폐 등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회유해 왔다. 이란이 핵 협상에 나서 관계 정상화에 성공하면 마찬가지로 평화 협정 체결과 관계 정상화를 원하는 북한이 본격적으로 핵무기 포기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러나 핵 포기를 선언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던 카다피 정권의 붕괴를 예로 들며 “핵무기를 포기하면 같은 길을 걷게 된다”고 강조해온 북한이 다른 국가의 사례를 참고하진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국제사회의 눈이 북한의 대응에 모아진 가운데 오는 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마지막 날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기조연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령부 해체와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한 이전 입장과 달리 핵문제와 관련해 변화된 입장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