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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낭만이 그립다면…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젓가락은 ‘시옷(ㅅ)’ 받침인데, 숟가락은 왜 ‘디귿(ㄷ)’ 받침이지?” 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고(故) 이은주가 하던 명대사가 뮤지컬 배우 전미도의 입으로 옮겨 갔다. 창작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원작 영화의 전개와 대사를 거의 그대로 따라, 영화를 보며 감동받았던 옛 기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든다. 뮤지컬을 먼저 접한 10ㆍ20대 관객들 사이에선 뮤지컬로 감동 받아 영화를 찾아보는 이들도 꽤 있다.

스토리가 지닌 힘이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강력하다. 영화 시나리오를 썼던 고은님 작가에게 그 해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을 안긴 작품이다. 군복무 3년, 대학가에서 당연시되던 흡연 문화 등 지금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첫사랑과 청춘 문화, 시공간을 초월한 판타지 등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흥행 코드다.


고등학교 국어교사 인우는 자기반 남학생 현빈에게서 17년전 첫사랑 태희를 떠올린다. 말투, 작은 습관, 태희와 나눈 추억의 물건까지 지닌 현빈 때문에 인우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과거 속에서 태희는 소나기가 온 날 인우의 우산에 뛰어 들었던 첫사랑의 주인공. 인우가 입영 열차를 타기 전 약속한 장소에 태희는 나타나지 않았고, 인우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지닌 채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고등학교 교사이자 한 여자의 남편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남자로 환생한 첫사랑이 나타난 것이다.

뮤지컬에선 작곡가 윌 애런슨의 왈츠곡과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 공연이 끝나도 음악이 귓가에 맴돈다. 영화와 비교해, 감초 역할인 인우의 친구들의 코믹 연기가 살아있다. 지난해 초연과 비교해 공연시간이 10분 늘어난 2시간50분이다. 연극적인 재미는 있지만, 극 전개 속도가 느려 1막이 좀 지루하게 느껴진다.


인우 역에는 지난해 초연에 이어 강필석이, 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서 양명역을 맡았던 성두섭이 출연한다. 태희 역은 초연 멤버 전미도와 김지현이, 현빈역에는 이재균과 윤소호가 맡았다.

공연은 오는 11월17일까지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오른다. 6만~8만원. (02)744-4334.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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