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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박근혜 대통령과의 不通…낙마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왜?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달리는 말에 타고 있다 떨어졌습니다.

쉽게 말해 낙마(落馬)라는 표현을 합니다.

‘실세 장관’이라 불리며 장관이 된 지 약 200여일만 청와대와 결별을 하게 됐습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진 장관은 장관직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기초연금’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진 장관이 장관직을 떠나게 된 뒷 배경에 대해 사람들의 말들이 무성합니다.

추석 연휴 직전 진 장관이 보건복지부 기자실로 내려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앞두고 기자들과 얘기라도 나누겠다고 하며 내려왔습니다.

기자들은 “박 대통령 잘 계시냐? 실세 장관으로 보시기에 요즘 박 대통령 힘들어하지 않느냐?”등의 질문을 했습니다.

진 장관은 이런 질문에 자신은 실세 장관인 적도 없었고, 실세 장관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진 장관.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으로 대선공약 입안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새 정부의 운용방향에 대한 설계를 총괄한뒤 곧바로 복지수장에 임명돼 새 정부의 ‘핵심’으로 급부상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취임 200여일 후 실세가 아니라고 스스로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후 진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떠났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2일 언론을 통해 진 장관 사퇴설이 나돌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에 진 장관을 동행했던 기자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사실 확인을 했고, 진 장관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진 장관의 사퇴설은 점점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진 장관은 서울로 오기 전 기자들에게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무려감을 느꼈고, 그래서 장관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알리기는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진 장관은 “예산권은 기재부, 인사권은 안행부가 꽉 잡고 있어 일을 할 수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실세 장관인데 뭘 그런 것 갖고 그러느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파워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여하튼 보건복지부 모 국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장관께서 기재부와 안행부를 말할 때 얼마나 장관이 힘들었고, 소통이 안 됐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진 장관은 서울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도 기자들에게 사퇴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 장관의 사퇴의 뜻을 반려했습니다. 박 대통령 역시 국무위원으로써의 책임을 다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진 장관은 단호히 사퇴의 뜻을 전했습니다.

아이러니 한 건 청와대와 소통을 하지 않고, 오히려 국무총리가 진 장관의 사퇴를 만류했다는 겁니다.

어찌됐건 청와대에서 이번 사태를 진화했어야 했는데, 진화는 커녕 함구하고 이렇다할 대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국무총리가 나서서 진 장관을 달랬습니다.

한 정부 측 인사는 “청와대에서 조용히 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진 장관에게 업무에 복귀하라고 한 것은 청와대와 진 장관 사이의 불통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청와대는 최원영 고용복지 수석이 나서서 진화에 나섰습니다. 진화라기보다 진 장관이 말하는 내용에 대한 반박 수준이었습니다.

이미 칼을 대 진 장관을 도려 내겠다는 복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한 정부 측 인사는 말합니다.

지난 29일 최 수석이 진 장관이 양심에 걸려 정부안 기초연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 사표를 낸다는 말에 대해 조목조목 진 장관의 의견에 반박을 했습니다.

청와대와 진 장관의 부딪힘이었습니다.

이후 진 장관은 작심이라도 한 듯 장관실 직원의 결혼식에서 기자들에게 다시 한 번 사퇴 의지를 밝혔습니다.

총리의 만류도, 대통령의 말도 필요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급기야 30일 오후 국무총리는 진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200여일 동안 장관직을 수행하며 묵언 장관이라는 평까지 받았던 그가 사표 제출을 앞두고 수다 장관이 된 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결국 실세 장관에서 200여일만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전직 장관이 됐습니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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